‘이슬람국가(IS)’ 등 극단주의 무장단체들이 소셜미디어나 블로그 등을 통해 테러리즘을 선동하고 자금을 모으는 ‘사이버 지하드’가 정보 당국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점점 ‘은밀한 네트워크’로 숨어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테러·극단주의를 감시하는 비영리단체인 중동미디어리서치연구소(MEMRI)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사이버 지하드가 ‘다크웹(Dark Web)’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크웹은 일반 검색엔진으로 내용이 검색되지 않는다. 또 다수의 은밀한 우회경로를 통해 접속할 수 있기 때문에 상업적인 인터넷사업자(ISP)를 통해 접속할 수 없다. 만든 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사라지게 할 수도 있다.
미국 국가안보국(NSA) 등은 다크웹을 감시가 어려운 인터넷 사각지대로 보고 있다. 알카에다나 IS 등이 조직원과 지지자에게 다크웹 사용을 권장하는 이유다. 알카에다는 지난 7월 홍보조직인 글로벌이슬람미디어전선(GIMF)을 통해 안드로이드판 암호화 소프트웨어를 유포했다. 스마트폰으로 알카에다와 관련된 소셜네트워크나 웹사이트에 접속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이다.
알카에다는 당시 “전 세계 통신사들이 서방 정보 당국의 추적에 협조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프로그램의 개발 목적을 설명했다. IS도 지난 9월 “서방 정보 당국에 잡힐 수 있는 정보를 일반적인 소셜네트워크에 올리지 말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테러단체들은 자금을 모을 때도 현금 대신 다크웹에서 주로 유통되는 비트코인을 사용하고 있다. IS는 영문 홍보 블로그를 통해 “비트코인은 서방 정보 당국의 추적을 피하면서 세계 어디서든 바로 지하드 전사의 주머니에 수백만 달러를 보낼 수 있다”면서 비트코인 지원을 호소했다.
MEMRI는 “사이버 지하드의 수법은 날로 발전하고 있으며 소셜네트워크 선동이나 해킹도 지하드라고 주장하면서 직접 전투에 참여하기 싫은 젊은이들까지 유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이버 지하드에 대해 미 의회와 정부는 사실상 대책이 없다면서 소셜네트워크 회사와의 공조로 이를 차단할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비트코인으로 테러 지원… ‘사이버 지하드’의 진화
입력 2014-12-09 0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