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가수들 제친 일반인 출연자의 힘

입력 2014-12-09 02:09
7일 방송된 SBS ‘서바이벌 오디션 K팝스타 시즌4’ 본선 2라운드 랭킹오디션에서 정승환이 열창하고 있다. SBS 방송화면 캡처

[친절한 쿡기자] 범람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에 피로감을 느꼈던 시청자들이 다시 텔레비전 앞에 모였습니다. 일요일 오후 방송되는 SBS ‘일요일이 좋다-서바이벌 오디션 K팝스타 시즌4(이하 K팝스타4)’을 보려고 말이죠. 가수 뺨치는 일반인 출연자들의 실력이 화제입니다. 반응도 대단합니다.

지난 7일 방영된 K팝스타4는 호평 일색이었습니다. 우선 참가자 정승환(19)의 목소리에 많은 사람이 감동을 받았습니다. 정승환은 이날 가수 김조한의 노래 ‘사랑에 빠지고 싶다’를 불렀습니다. 2011년 11월 발매된 이 노래는 사랑을 기다리는 사람의 외로움을 표현했습니다. 심사위원들은 정승환의 노래를 극찬했습니다. 가수 박진영은 “이렇게 노래하는 가수가 없기 때문에 정승환이 가요계에 나와야 한다. 새 목소리, 새 노래”라고 말했죠.

방송이 끝나자 정승환이 부른 사랑에 빠지고 싶다는 각종 음원 사이트 상위권에 올랐습니다. 8일 오전 7시 기준 국내 유명 음원사이트 9개 차트에서 1위를 휩쓰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이 노래를 만든 작곡가 윤일상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예상 못 한 (음원차트)올 킬”이라며 “잘 소화해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남겼습니다. 2011년 사랑에 빠지고 싶다가 가요계에 나왔을 당시에는 아쉽게도 큰 인기를 끌지는 못했습니다. 정식 가수가 아닌 오디션 프로그램 참가자가 예전 노래를 다시 히트시킨 셈입니다.

앞서 K팝스타4 첫 회에 출연한 이진아(23)도 이와 비슷한 경우입니다. 그가 불러 이목을 끌었던 ‘시간아 천천히’는 지난해 10월 자신이 발매한 ‘보이지 않는 것’에 수록된 곡이었습니다. 당시 앨범은 고작 50여 장밖에 팔리지 않았으나 방송 이후 모든 음원 순위를 석권했습니다. 이진아의 무대 영상은 방송이 나간 후 만 하루가 되기도 전에 동영상 서비스 ‘네이버 TV캐스트’ 영상뷰 100만을 돌파한 데 이어 8일에는 220만 뷰를 넘어섰습니다.

K팝스타4 연출을 맡은 박성훈 PD는 이 같은 현상에 “감성이 시청자들에게 잘 전달된 것 같다”며 “오디션 참가자들이 아마추어이기 때문에 원곡 가수들보다 기술적인 면에서 많이 떨어진다. 하지만 위로가 되는 가사와 와 닿는 멜로디로 대중들과 느낌을 나누며 공감의 폭을 넓힌 것이 이유였던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방송 초반입니다. 아직 실력이 입증되지 않은 참가자들이지만 음악으로 우리를 기쁘게 한 것은 확실해 보입니다. 이들의 활약이 기대되네요.

민수미 기자 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