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피해자에게 인종차별적 발언을 한 영국 판사가 결국 사임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북부 프레스턴의 지방법원 판사이자 이민판사인 리처드 홀링워스가 지난 10월 법정에서 심리를 하던 중 학대사건 피해 여성인 데파 파텔(22)에게 인종차별적 발언을 했다가 물의가 일자 판사직에서 물러났다고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홀링워스는 당시 파텔이 전 남자친구에게 학대당한 사건에 대한 선고를 마무리하기 위해 피해자 출석을 요구하면서 “파텔이라는 성과 인종 배경을 감안할 때 아마 휴가도 못 낼 만큼 변변치 않은 직장에서 일할 것이다. 고작해야 골목 상점이나 주류 판매점 정도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말을 들은 담당 검사가 “법조인으로서 너무나 당황스럽다”며 즉시 이의를 제기했다.
이후 검찰은 홀링워스의 발언에 대해 법원에 공식 항의했고, 이에 홀링워스는 지난달 27일 지방법원 판사직을 사임했다. 그러나 이민자의 수용과 추방 여부 등을 결정하는 이민판사 자리는 그대로 유지해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파텔은 “나는 영국서 나고 자랐고 대학에서 법을 공부했다”면서 “법적 판단을 내리고, 사람들의 자유 여부를 결정하는 판사가 그런 발언을 했다는 사실이 어처구니없다. 이민판사직도 물러나야 한다”고 요구했다.
임세정 기자
“뒷골목 가게에서나 일할 사람”… 인종 비하 발언했다 옷 벗은 英 판사
입력 2014-12-09 0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