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비실(Navy SEAL)은 미국 특수부대 가운데 최정예로 꼽힌다. 1987년 특수작전사령부(SOCOM)가 창설되면서 육·해·공군의 특수부대들이 그 아래로 들어갔지만 네이비실은 다르다. SOCOM이 아닌 연합특수작전사령부(JSOC)가 따로 관리하고 있다. 그만큼 가장 비밀을 요하는 임무만을 수행한다는 방증일 것이다.
해군 소속 네이비실은 1962년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 만들어졌다. SEAL은 ‘SEa, Air, Land’에서 따온 것으로 말 그대로 바다와 공중, 육지를 가리지 않는 전천후 작전을 수행한다. 지휘관과 팀장, 돌격요원, 저격수, 사수 등 16명이 한 팀을 이뤄 게릴라전, 대테러전, 인질 구출 등을 소화한다.
현재 미국은 2500여명의 대원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주일간 잠을 안 재우고 극한의 고통을 경험하게 하는 ‘지옥 주간(Hell Week)’ 훈련은 악명 높다. 이 부대는 2001년 9·11테러의 배후이자 알카에다의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하면서 더욱 유명세를 탔다. 이 작전에는 네이비실의 대테러 전문 부대인 ‘팀 식스(Team 6)’가 선봉에 섰다. 최근 부임한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도 네이비실 출신이다.
‘미국의 자존심’이라는 이 부대가 최근 어이없는 이유로 인질 구출에 실패하는 바람에 국제적인 망신을 톡톡히 당했다. 40명의 네이비실 대원이 6일 새벽(현지시간) 예멘의 알카에다 아라비아반도지부(AQAP)에 납치된 인질 2명을 구출하는 작전에 투입돼 납치범의 근거지 100m 앞까지 접근하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경비견이 짖는 바람에 침투가 들통 난 것이다.
이 때문에 인질로 잡혀 있던 미국인 사진기자 루크 소머스와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 교사가 알카에다 무장대원에 의해 사살되기도 했다. 더욱이 네이비실 대원 1명은 포로로 잡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작전에 나선 부대 역시 빈 라덴 사살로 명성을 날렸던 ‘팀 식스’라고 한다. 하지만 경비견 때문에 비밀작전이 실패했으니 정예 중의 정예라는 네이비실의 체면이 말이 아니다.
김준동 논설위원 jdkim@kmib.co.kr
[한마당-김준동] 네이비실의 망신
입력 2014-12-09 0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