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의 알카에다 아라비아반도지부(AQAP)와 연계된 단체에 억류돼 있던 미국인 사진기자 루크 소머스(33)와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 출신 교사 피에르 코르키(57)가 구출작전 도중 사망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성명에서 “AQAP의 살해 위협으로 소머스의 목숨이 경각에 달려 있다고 판단해 작전을 승인했었다”면서 “미국인을 대표해서 숨진 이들에게 애도를 표하고 유가족들에게는 위로의 말을 전한다”고 밝혔다.
미 국방부 관리들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예멘시간 6일 오전 1시) 시작된 구출작전은 미 해군특전단(네이비실) 중에서도 정예로 꼽히는 ‘팀6’가 맡았다.
‘오스프리’ 수송기 2대에 나눠 탄 약 40명의 네이비실 대원과 야전 의료진은 인질들이 붙잡혀 있던 근거지에서 약 10㎞ 떨어진 곳에 착륙했고, 납치범의 근거지까지 걸어서 이동했다. 그러나 네이비실 대원들이 담으로 둘러싸인 근거지에서 약 100m 앞까지 접근했을 때 경비견이 짖는 바람에 작전이 들통 났고 곧바로 총격전이 시작됐다. 총격전이 벌어지자마자 납치범 1명이 인질들을 잡아둔 건물 안으로 들어가 인질들에게 여러 발의 총격을 가했다.
약 10분간의 총격전이 끝나고 네이비실 대원들이 치명상을 입은 인질들을 발견하자 응급조치가 이뤄졌지만, 인질 중 한 명은 대기 중이던 미군 군함으로 옮겨지던 도중 목숨을 잃었고 나머지 한 명도 군함으로 옮겨진 뒤 숨졌다. 네이비실 대원들은 약 30분간 작전을 수행했고, 대원 중 사망자나 부상자는 없었다. 미군은 지난달 25일에도 특수부대를 보내 인질 8명을 구출했지만 소머스는 이미 다른 곳으로 이동한 후였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군 지휘관의 말을 인용해 “구출작전의 관건인 ‘기습’의 장점을 살릴 수 없어 어려운 여건이었다”며 “작전수행 및 공격하는 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는 바람에 인질도 희생됐다”고 전했다.
소머스는 예멘타임스 사진기자로 일하다 지난해 9월 예멘 수도 사나에서 괴한들에게 납치됐다. AQAP는 지난 4일 인터넷에 유포한 동영상에서 소머스를 사흘 안에 살해하겠다며 협박했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경비견에 들통 ‘美 예멘작전’ 실패… 인질 2명 사망
입력 2014-12-08 0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