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정윤회 문건’ 파문] ‘문건’ 검게 가린 내용보니…“근본도 없는 X이 VIP 믿고 설쳐”

입력 2014-12-08 10:51
정윤회씨 ‘국정개입 의혹’ 사건을 일으킨 문제의 ‘靑 비서실장 교체설 등 관련 VIP측근(정윤회) 동향’ 문건. 세계일보는 지난달 28일 처음 이 문건을 보도하며 여러 부분을 검은색으로 가린 채 내보냈다. 세계일보 제공

정윤회씨 ‘국정개입 의혹’ 파문을 일으킨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 문건의 진위 여부에 전 국민의 관심이 쏠려 있다. 현재로선 문건 내용의 상당 부분이 신빙성이 없는 것으로 검찰은 판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를 근거로 “정씨가 ‘십상시(十常侍)’와의 정기회동을 통해 국정에 개입했다”는 문건의 핵심조차 사실 여부를 의심하고 있다.



문제가 된 부분은 이 문건에 ‘정씨가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이었던 이정현 새누리당 의원을 축출하라고 지시했다’는 내용이 담겼다는 것이다. 세계일보가 지난달 28일 보도한 공직기강비서관실의 ‘靑 비서실장 교체설 등 관련 VIP 측근(정윤회) 동향’ 문건에는 검은색으로 가려진 부분이 여러 군데 있다. 이 가운데 정씨가 이재만 청와대 총무비서관 등 십상시를 만난 자리에서 “이정현(당시 청와대 홍보수석)은 근본도 없는 X이 VIP(박근혜 대통령) 1명만 믿고 설친다.


VIP 눈 밖에 나기만 하면 한칼에 날릴 수 있다. 안(봉근 제2부속) 비서관이 적당한 건수를 잡고 있다 때가 되어 내(정윤회)가 얘기하면 VIP께 보고할 수 있도록 준비하라”고 한 부분도 있었다. 검찰이 문건 작성자인 박관천 경정의 컴퓨터에서 문서파일을 복구하는 과정에서 확인됐다고 한다.

청와대와 여당은 해당 문건 전체의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입장이다.


십상시 멤버로 당시 정씨와 함께 회동했다고 적시된 사람들 중 한 명(청와대 행정관)이 이 의원의 보좌관 출신이기 때문이다. 그의 측근이 참여한 모임에서 ‘이 의원을 쫓아내라’고 정씨가 지시한다는 게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 의원과 해당 행정관의 사이가 크게 나빠졌다는 게 전제되지 않는 이상 현실화되기 어려운 시나리오인 셈이다.임성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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