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자녀는 죽으면 천국에 갑니다. 그러므로 ‘장례식’을 치를 게 아니라 ‘천국환송 예배’를 드리고, 수의(壽衣)가 아니라 성의(聖衣)인 ‘천국 옷’을 입혀야 합니다.”
기독교 장례문화 확산운동을 벌이고 있는 한국기독교장례문화원장 김헌수(59) 목사의 논리는 간단명료했다. 김 목사는 6일 인터뷰에서 “기독교인 대부분이 기독교와 불교, 유교가 혼합된 장례를 치른다”며 “장례식장에 찬송가를 틀어 놓는다고 성경적인 장례가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김 목사는 1984년부터 기독교 장례에 관심을 가져왔다. 서울 사당동에 교회를 개척한 그는 많은 성도들의 장례를 집례하며 기독교인들의 장례가 비성경적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이후 성경을 연구하고 서구 기독교 장례를 참조해 성경적인 기독교 장례의 모델을 만들었다. 장례의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해엔 ‘국가장례지도자’ 자격증을 땄다. 이를 토대로 지난해 ‘성경에서 말하는 장례’라는 책을 펴냈다.
이 과정에서 그는 장례 용어와 용품부터 기독교적으로 바꿀 필요성을 절감했다. 이를 위해 최근 기독교 장례를 위한 성경적 천국환송예식 용품 ‘천국 옷 세트’(판매가 50만원)를 내놓았다. 이 세트에는 속옷에 해당하는 세마포 상·하의, 겉옷인 천국 옷, 겉옷에 두르는 스톨(목에 두르는 띠), 천국 옷 위에 덮는 ‘부활보’ 등 11가지가 포함돼 있다.
이들 용품은 모두 성경에 기초해 만들어졌거나 성경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 세마포에는 주기도문 등이, 부활보에는 예수님의 얼굴과 부활 관련 말씀이 새겨져 있다. 스톨에는 평신도와 사명자를 구분해 각각 ‘충성’과 ‘사명’이라는 글자가 표시돼 있다. 큰아들, 큰딸 등 가족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게 ‘가족 명찰’을 만들었고, 위패 대신 ‘하늘 시민’이라는 글자와 십자가 이미지, 직분과 이름을 가로로 쓴 ‘하늘 시민 명패’, ‘조의금(弔意金)’ 봉투가 아닌 ‘신의금(信義金)’ 봉투를 제작했다.
김 목사는 오는 11일 담임을 맡고 있는 경기도 화성 꿈너머꿈교회에서 천국 옷 세트 출시 기념 세미나 및 전시회를 열고 이를 공개할 예정이다.
김 목사는 “한국의 많은 문화가 복음 전래 후 기독교식으로 바뀌었지만 장례문화는 그대로”라면서 “성경에 기초한 기독교 장례문화가 확산돼 인생의 마지막이 ‘슬픔’이 아니라 ‘주님 안에서 기쁨’이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또 “수익금 일부는 ‘111 나눔운동’에 쓸 것”이라고 말했다. 111 나눔운동은 다음세대, 개척교회, 은퇴목회자를 위해 수익금의 1%를 각각 지원하는 것이다.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
“장례식장에 찬송가 튼다고 기독교 장례 아냐”
입력 2014-12-08 02: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