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서울의 아파트 입주물량이 올해보다 45% 가까이 줄어든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연 2%대 저금리 여파로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내년 봄 이사철을 중심으로 사상 최악의 전세대란이 벌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서울 전세, 입주물량 급감에 재건축 이주 수요까지=부동산114는 내년 서울 아파트의 입주물량을 총 2만418가구로 집계했다. 올해 3만6860가구보다 44.6% 감소한 수치다. 닥터아파트는 올해 3만6797가구보다 43.1% 줄어든 2만938가구가 내년 서울에 입주할 것으로 예상했다. 2만가구 초반 입주물량은 최근 5년 사이 가장 입주물량이 적었던 2012년 1만9088가구와 비슷한 규모다.
전국의 아파트 입주물량이 같은 기간 25만8703가구에서 24만8090가구로 4.1%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지만 유독 서울 지역에서 감소폭이 클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서울의 새 아파트 주요 공급원인 재개발·재건축 사업 추진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또 올해까지 이어졌던 옛 보금자리주택 등 공공아파트 입주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도 입주물량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내년에는 강남권의 주요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이주도 줄을 잇는다. 서울에서 이주가 시작될 재건축 단지는 총 2만1000가구에 이른다. 사업이 유동적이긴 하지만 재개발 사업 물량 3만6600가구까지 합하면 도시정비 사업으로 인한 이주 수요가 많으면 5만8000가구에 달할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한국감정원은 서울지역 주택 임대차 계약 중 월세 비중이 지난 10월 말 기준으로 40% 선을 돌파한 40.3%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집주인들이 전세매물을 월세로 전환하고 있는 지표로 파악된다. 매물이 부족해지면서 12월 첫 주 서울 아파트의 전세가격은 전주보다 0.12% 올라 25주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경기권 입주물량, ‘탈(脫)서울’ 현상 이끌까=수도권 전체의 입주물량은 올해 9만8431가구에서 내년에는 10만2318가구로 3.9% 증가한다. 특히 경기도가 내년 7만221가구 준공돼 올해 5만1099가구보다 37.4% 늘어난다. 화성 동탄2신도시에서 1만6000가구, 미사 강변도시 5000가구 등 신도시·공공택지에 새 아파트 입주가 집중된다. 인천시도 올해 1만472가구보다 1000여 가구 많은 1만1679가구가 내년 입주를 앞두고 있다.
이에 최악의 전세난을 앞둔 서울을 벗어나 인근 경기권으로 이주하는 움직임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의 만성적인 전세매물 부족에 전세가 상승을 감당하기 힘든 세입자들이 그나마 출퇴근이 용이한 경기·인천으로 전셋집을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다만 서울에서 벌어질 전세난을 완벽하게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부동산114 함영진 리서치센터장은 “그나마 경기권의 입주물량 증가가 긍정적인 요소지만 서울의 전세난을 덜어주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 45% 급감… 2015년 사상최악 ‘전세대란’ 우려
입력 2014-12-08 0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