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품의 국내 판매 가격이 여전히 폭리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제품은 수입가 대비 판매가가 10배를 넘는 등 소비자를 봉으로 취급하는 관행이 사라지지 않았다. 관세청이 최근 15개 품목의 수입가격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이들 제품의 국내 판매가는 수입가의 평균 2.1∼8.4배 수준이었다. 여성 수영복의 경우 가장 많이 수입되는 저가 제품군의 수입가격은 4267원이었지만 4만5000원에 팔려 10배 이상의 차이를 보였다. 이 밖에 향수(8배)와 페이스파우더(6.4배), 가죽벨트(3.8배), 개 사료(3.8배), 초콜릿(3.5배), 선글라스(3.5배) 등이 뒤를 이었다. 한마디로 몇몇 수입 및 유통업체들을 중심으로 ‘약탈적 이득’을 누리고 있는 셈이다.
폭리를 가능케 한 근본적인 원인은 수입 및 유통 과정의 독과점 구조다. 따라서 수입 및 유통 채널을 다양화하는 방안이 우선 요구된다. 정부가 지난 4월 수입품 판매의 과도한 이익을 규제하기 위해 병행수입과 해외 직접구매를 활성화하는 내용의 ‘독과점 소비재 수입구조 개선방향’을 마련했으나 별로 약발이 먹히지 않았다. 인기 품목의 병행 수입 확대 등 실제적으로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보완책을 마련해야겠다. 또 시장 질서를 어지럽히는 업체에 대해서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공정 경쟁 조사나 국세청의 세무조사 등을 통해 강력하게 제재를 해야한다.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소비자들의 현명한 소비가 최선의 대응책이다. 해외 직구 등 구입 경로를 다양화함으로써 업체를 압박하는 것도 방법이겠고 경우에 따라서는 불매 선언 등 직접 행동에 나설 필요가 있다. 미국 브랜드 ‘폴로’의 경우 ‘호갱 거부’를 선언하며 한국 소비자들이 직구 등으로 몰리며 매출 부진을 겪자 40% 가격을 내린 것이 좋은 사례다. 소비자단체 등도 사후 피해 구제에만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똑똑한 소비자’를 양성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데 매진해야겠다. 관련 업체들은 앞으로도 소비자 주머니를 쉽게 털 수 있다고 생각하다가는 거덜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사설] 수입업자 폭리 똑똑한 소비자라면 막을 수 있어
입력 2014-12-08 02: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