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가 6일 열린 경남 FC와 광주 FC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4'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지난 3월 개막한 이번 시즌 프로축구에선 전북 현대와 대전 시티즌이 각각 클래식(1부 리그)과 챌린지(2부 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두 팀이 압도적인 전력으로 정상에 선 비결을 살펴봤다.
◇클래식 정상 탈환한 전북 현대=전북은 35라운드를 치른 지난달 8일 승점 74점을 확보, 일찌감치 우승을 확정 지었다. 2011년 우승 이후 3년 만의 정상 탈환이다. 전북은 2009년에도 우승해 지난 6년 사이에 세 번이나 정상에 올라 명실상부한 명문구단으로 자리매김했다.
전북의 우승 주역을 꼽으라면 단연 최강희 감독이다. 2011년 12월 대한축구협회의 긴급 호출을 받은 최 감독은 2013년 6월 말 국가대표팀 사령탑에서 물러나 전북에 복귀했다. 최 감독이 사령탑 자리를 비운 1년 간 전북은 망가져 있었다. 처음부터 다시 팀을 리빌딩할 수밖에 없었다.
최 감독은 선수 영입부터 시작했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최 감독은 김남일을 비롯해 한교원, 최보경, 카이오 등을 데려왔다. 여기에 이재성, 이주용 등 신인들도 가세했다. 특히 38세인 김남일은 두 살 어린 이동국과 함께 팀의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전북은 개막 전부터 ‘1강’으로 꼽혔다.
그러나 전북은 선수 변동 폭이 커진 바람에 조직력에서 문제점을 드러냈다. 4월 초엔 순위가 5위까지 떨어졌다. 특히 브라질월드컵 이후 각 팀에 ‘수비’ 바람이 불어 전북의 ‘닥공(닥치고 공격)’은 고전했다. 그러자 최 감독이 과감한 승부수를 던졌다. ‘닥수(닥치고 수비)’를 들고 나온 것이다. 최 감독은 공격이라는 팀 컬러를 유지하면서 수비를 강화해 9연승과 8경기 연속 무실점 승리라는 놀라운 기록을 남겼다.
◇클래식으로 복귀한 대전 시티즌=지난달 5일 챌린지의 안산 경찰축구단과 FC 안양이 1대 1로 비겼다. 이 결과로 대전은 챌린지 우승을 확정지으며 1년 만에 클래식에 복귀하게 됐다. 이번 시즌 개막 전 대전을 우승 후보로 꼽은 축구 전문가는 많지 않았다. 2013년 챌린지로 강등되며 이웅희. 이강진, 주앙 파울로, 아리아스 등 주축 선수들이 팀을 떠났기 때문이었다. 남은 선수들은 우승이 아니라 4강 플레이오프를 목표로 잡았다.
대전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선수 47명 중 7명 정도를 제외하고 모두 정리했다. 그런 다음 김세환 사장과 조진호 감독, 전력강화팀은 머리를 맞대고 꼭 필요한 선수들을 찾았다. 시즌 개막 전후 임창우, 안영규, 이광진, 윤원일, 아드리아노, 반델레이 등 숨은 실력자들이 대전에 왔다.
조 감독은 “간절한 선수들만 찾았다”며 “이들에게 대전에 와서 열심히 하면 경기에 뛸 수 있다고 설득했다”고 밝혔다. 이들에겐 공통점이 있었다. 바로 간절함이었다. 대표적으로 한국과 북한의 인천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결승골을 넣은 임창우는 클래식 울산 현대에서 3년째 후보 신세였다.
조 감독은 잡초 같은 선수들을 팀에 하나씩 옮겨 심었다. 그리고 때로는 자상하게, 때로는 엄하게 선수들을 조련했다. 경기 출장 기회를 얻은 선수들은 조 감독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대전 선수들은 “클래식에서 뛰는 내년 시즌이 기대된다”며 돌풍을 예고했다.
김태현 기자
전북 ‘닥공’서 ‘닥수’로 패권, 대전 1년만에 클래식 복귀… 2014 K리그 결산
입력 2014-12-09 0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