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과 온정의 종소리가 전국 곳곳에서 울려 퍼진다. 해마다 연말이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빨간 자선냄비와 종소리로 익숙한 구세군자선냄비본부가 소외된 계층을 위한 자선냄비 모금활동은 물론 올해부터는 특히 의료지원활동을 강화하기로 해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구세군은 지난 10월부터 ‘활기찬 인생 찾기 캠페인’의 일환으로 돈이 없어 인공관절 수술을 받지 못하는 말기 퇴행성 무릎관절염 환자와 인공와우 이식수술이 필요한 불우 난청 환자들의 무료수술을 돕고 있다. 수술을 받지 않으면 더 이상 생계를 꾸리기 어려운 저소득층 소외 이웃을 대상으로 한 이번 캠페인은 내년 말까지 계속된다.
서울 종로구 신문로 소재 구세군회관 6층 소회의실에서 지난 4일 오후, 이번 캠페인을 진두지휘하는 구세군자선냄비본부 이수근(59) 사무총장과 인공관절 수술을 도맡기로 한 강북힘찬병원 조수현(42) 원장, 인공와우 이식수술을 책임지기로 한 소리이비인후과 이호기(53) 원장을 만나 무료수술 지원사업의 의의와 절차, 그리고 포부를 들어봤다.
-‘활기찬 인생 찾기 캠페인’을 진행하게 된 배경이나 목적은?
“소외된 약자를 돕는 것으로 긴급구호활동, 의료지원, 결식아동지원, 교육지원, 지식나눔활동 등 우리 사회 전반의 사회복지 필요성에 부응하는 단체가 구세군이다. 인공관절 및 인공와우 이식수술이 필요한데도 경제적 형편이 어려워 수술을 받지 못하는 말기 퇴행성 무릎관절염 환자와 중증 난청 환자들을 돕기로 한 것도 이 같은 의료지원 사업의 하나다. 지난 10월부터 시작했는데 내년말까지 연중 캠페인으로 실시, 반응이 좋으면 계속사업으로 이어갈 작정이다.”
-인공관절 수술이 필요한 불우 퇴행성 무릎관절염 환자들에겐 정말 도움이 되겠다.
“그렇다. 우리나라 관절염 환자들은 특히 경제적 사정이 어려운 저소득층의 경우 치료법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주변인의 잘못된 권유로 값싼 민간요법에 의지하는 경우가 많다. 잘못된 치료 방법으로 화농성관절염을 합병해 다리 절단 위기에 몰리고 치료비가 없어 방치하다 낙상으로 골절 부상을 입고서야 병원에 오는 환자들을 볼 때마다 많이 안타까웠다. 구세군자선냄비의 이번 활기찬 인생 캠페인이 수술비가 없어 병을 악화시키는 불우 저소득층 환자들에게 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엉뚱한 치료 받기로는 난청 환자들 사정도 비슷할 것 같은데?
“마찬가지다. 돈 때문에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만간요법 등에 의존하다 병세를 악화시키는 경우가 많다. 선천성이든, 후천성이든 치료 성공률이 90%이상인데도 엉뚱한 자가 치료로 시간을 허비하다 최후의 난청 치료 수단인 인공와우이식도 소용이 없게 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인공와우 이식수술 비용은 건강보험 적용 시 본인부담금은 500만원 정도다. 구세군의 활기찬 인생 찾기 캠페인은 불우 난청 환자들이 부담스러워 하는 이 비용을 전액 지원해주는, 말 그대로 ‘자선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가능한 한 많은 불우 난청 환자들이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캠페인에 참여하려면 어떤 조건을 갖춰야 하나?
“퇴행성 무릎관절염은 인공관절 수술이 필요한 60세 이상 말기 환자로 제한한다. 약물요법이나 관절경 수술로 치료가 가능한 초·중기 환자들은 통증이 있어도 걸을 순 있기 때문에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물론 말기 환자 중에서도 경제적으로 어려운 이가 최우선 지원 대상이다.
또 인공와우 이식 지원 대상은 양쪽 귀 모두 청력에 문제가 있는 고도 또는 심도 난청 환자거나 일반 보청기로는 소리를 들을 수 없는 이들이다. 단, 퇴행성 무릎관절염과 난청 환자 모두 의료급여 대상 저소득층 또는 차상위 계층이거나 건강보험 대상자라도 경제적 형편이 어려운 사람이어야 한다. 희망자는 활기찬 인생 찾기 캠페인 전용 ‘팔팔구세’ 콜센터(1670-8893)로 전화를 하면 신청을 받아준다. 지원 대상자는 전국의 힘찬병원 네트워크와 소리이비인후과 측의 의학적 소견과 경제 사정을 감안, 구세군자선냄비본부에서 선정한다. 예를 들어 하루라도 움직이지 않으면 생계에 위협을 받고 일상생활을 이어나갈 수 없는 분들을 우선적으로 도우려 한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불우 관절염·난청환자에도 ‘희망의 종소리’
입력 2014-12-09 0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