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책이란 가난하고 외로웠던 성장기에 가장 마음 편한 친구였고, 존경하는 스승이었고, 늘 나를 따뜻하게 품어주던 부모님과 다름없는 의미였다. 이런 책을 가까이 하던 습관이 지금의 나를 있게 해 준 원동력이었다. 그래서 성장기의 아이들에게 책 읽기의 중요성과 독서하는 습관을 늘 강조하고 있다. 특히 동서양의 고서를 통해 시대상이 달라져도 변하지 않는 삶의 진리를 깨우치기도 하고, 질풍노도의 시기, 혼돈의 시기로 일컫는 청소년기에 자신의 정체성과 자기 인생의 가치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인생의 스승도 책을 통해 얻을 수가 있는 것이다.
문경시장에 당선되기 전 공직자로서의 첫발을 내딛었을 때부터 정신적 스승이었던 퇴계 이황의 ‘퇴계집’을 읽으면서 기본과 원칙을 지키는 바람직한 공직자상을 정립시켰다.
비록 다른 시대를 사신 분이지만 운명처럼 퇴계 선생을 ‘큰 스승’으로 섬기기 시작했던 것이다.
퇴계 선생은 ‘벼슬이란 나 아닌 다른 사람의 이익을 위한 자리이므로 자신의 안위를 위해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말씀하신 분이다. 늘 청렴하고 검소한 생활로 모든 공직자의 롤 모델로서 전혀 부족함이 없는 분이다. 지금도 이따금 시정에 대한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할 때 450년 전 선생님의 가르침을 되새기며 시행착오를 최소화하려 노력하고 있다.
한 권의 책이 한 사람의 인생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다른 설명이 필요 없을 듯하다. 시장으로서 행정 가치를 바르게 하고, 효율적인 행정을 하고, 시를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하는 질문에 대한 해답도 책을 통해 만난 인생의 스승에게 배운 것이었다.
고윤환 경북 문경시장
국민일보-문화체육관광부 공동기획
주관 :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책 권하는 CEO, 책 읽는 직장-CEO의 서재] “책은 성장기 마음 편한 친구 퇴계집 가르침 공직 거울로”
입력 2014-12-08 02: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