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10개 구단들이 외국인 선수와의 계약을 속속 발표하며 내년 시즌 운용에 대한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올 시즌부터 외국인 선수가 2명에서 3명(투수 2명, 타자 1명)으로 늘어났고 이들의 활약 여부가 가을야구 진출에 상당한 영향을 끼쳤던 만큼 구단들은 계약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구단들은 지난달 25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재계약 협상을 벌일 보류선수 명단을 제출했다. 총 26명의 외국인 선수 중 16명이 재계약 협상 테이블에 초대됐지만 실제 재계약까지 이뤄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통상 상위팀은 기존 선수와의 재계약을 추진하고, 하위팀의 경우 물갈이를 통해 더 나은 외국인 선수를 찾아왔다.
우승팀 삼성은 통합 4연패에 큰 공을 세운 ‘슈퍼 듀오’ 릭 밴덴헐크과 야마이코 나바로의 잔류를 당초 목표로 했다. 하지만 일본 구단들이 두 선수에 눈독을 들이는 바람에 ‘조건 싸움’을 벌여야 했고, 결국 밴덴헐크는 2년간 4억엔(37억원)을 제시한 일본 소프트뱅크로 이적을 앞두고 있다. 다행히 나바로는 잔류키로 마음을 정한 것으로 5일 알려졌다. 최근 삼성이 새로 계약한 외국인 투수 알프레도 피가로는 나바로의 추천이 있었다는 후문이다.
준우승팀 넥센은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먼저 외국인 선수 진용을 마무리했다. 20승 투수 앤디 밴헤켄을 붙잡은데 이어 LG에서 방출된 타자 브래드 스나이더를 재빨리 잡았다.
NC는 에릭 해커, 태드 웨버, 찰리 쉬렉 등 투수 3인방과 타자 에릭 테임즈 모두에게 재계약 의사를 통보했다. 내년 시즌부터 신생구단 프리미엄이 사라지면 1명은 빠져야 한다. 현재까지 투타의 핵심인 찰리, 에릭과는 역대 외국인 선수 최고금액인 100만 달러(11억원)로 재계약을 하며 한숨을 돌렸다.
한화는 롯데와 삼성에서 각각 뛰었던 쉐인 유먼, 미치 탈보트를 데려왔다. 유먼은 지난 3년간 롯데의 에이스 역할을 해왔고 탈보트는 2012년 삼성의 2연패에 힘을 보탠 바 있다. 한화는 재계약 의지를 드러냈던 타자 펠릭스 피에와도 조만간 협상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LG, 롯데가 새 외국인 투수 루카스 하렐, 타자 짐 아두치와 각각 계약을 맺었다. 신생구단 프리미엄으로 외국인 선수 4명을 데려올 수 있는 KT는 타자 앤디 마르테와 투수 필 어윈을 영입하며 절반의 구성을 마쳤다.
반면 두산, KIA, SK는 아직 한 건도 계약하지 못했다. 다만 두산의 경우 지난 4년간 팀 에이스로 활약한 더스틴 니퍼트와 내년에도 같이 하는 쪽으로 사실상 합의한 상태다.
외국인 선수 구성을 모두 끝내지 못한 구단들은 오는 9∼12일 진행되는 미국 메이저리그의 윈터미팅을 기다리고 있다. 30개 미 구단 수뇌부와 에이전트, 언론이 한데 모이는 윈터미팅에서는 대형 트레이드와 거물급 선수들의 FA 계약이 이뤄진다.
한국 구단들은 평소 관심을 가져왔던 선수들이 메이저리그 구단의 40인 로스터(1군 확대 엔트리 명단)에서 제외되면 본격적으로 접촉에 들어간다. 올 시즌 외국인 선수 덕을 봤던 구단은 물론 그렇지 못했던 구단까지 ‘영양가 있는 대어’를 낚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프로야구] 외국용병 물갈이 시즌… 누가 가고 누가 오나
입력 2014-12-06 05: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