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없던 가구 30% 2년새 빚의 굴레 속으로… 30대 최다

입력 2014-12-06 05:07

2년 전만 해도 빚이 없던 가구 10집 중 3곳이 올해는 빚을 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년 전 부채가 1억원 이상이었던 가구 중 빚을 모두 상환한 경우는 5%에 그치는 등 ‘부채 탈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빚 1억원 이상 가구 75%, 2년 동안 빚 못 줄여=통계청이 5일 발표한 ‘가계금융·복지조사로 본 가구의 동태적 변화 분석’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2년 조사에서 ‘부채 없음’으로 응답한 가구 중 올해도 ‘부채 없음’이 유지된 가구의 비율은 70%였다. 나머지 30%는 지난 2년 사이 없던 부채가 생겨난 셈이다.

반면 2년 전 부채가구였으나 올해 부채를 모두 상환한 가구의 비율은 16%에 그쳤다. 부채가구 10집 중 8곳 이상은 여전히 부채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애초 부채 규모가 컸던 가구는 빚 상환이 더욱 어려웠다. 2012년에 2000만원 미만 부채가 있었던 가구 중 29.5%는 2014년 부채를 모두 상환했지만, 1억원 이상이었던 가구 중에는 5.0%만 부채를 모두 상환했다.

특히 2012년 부채가 1억원 이상이었던 가구의 75.5%가 올해도 1억원 이상의 부채를 보유하고 있어 빚 부담을 거의 줄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2000만원 미만이었던 부채가 2년 새 1억원 이상으로 증가한 비율은 5.3% 수준이었다.

없던 ‘빚’이 새로 생겨난 가구는 30대에서 가장 많았다. 39세 이하 가구 중 2012년엔 없던 부채가 생겨난 비율은 41.9%에 달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주택 마련, 생활 자금 등 지출이 가장 많이 늘어나는 40세 미만에서 없던 빚이 새롭게 생겨나는 경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40세 미만 가구주들은 주택을 새로 구입하는 경우가 많아 ‘자산=부채’의 성격이 크다.

40∼59세 가구는 애초 부채가 없었다가 생겨난 경우는 38.9%로 다소 적었지만, 기존에 부채 가구였다 ‘부채 없음’으로 바뀐 비율은 39세 이하 가구(10.8%)와 같았다.

◇소득분위 유지 58% vs 자산분위 유지 69%=통계청이 2011년과 2013년의 소득 분위 변화 등을 비교·분석한 결과 소득 분위가 2년 전 그대로 유지된 비율은 57.7%였다. 상승·하락한 비율은 각각 21.2%로 나타났다. 2011년 소득 상위 20%인 5분위에 속했던 이들이 2013년에도 5분위를 유지한 비율은 71.2%였다. 소득 하위 20%인 1분위의 경우 75.9%가 제자리에 머물러 있었다. 부자는 여전히 부자고, 가난한 사람은 여전히 가난한 경우가 많다는 의미다. 다만 2011년 ‘빈곤함’에서 올해 ‘빈곤하지 않음’으로 바뀐 빈곤탈출 비율은 34.6%로 같은 기간 ‘빈곤하지 않음’에서 ‘빈곤함’으로 바뀐 빈곤진입 비율(7.4%)보다 훨씬 높게 나타났다. 빈곤함의 기준은 중위소득(2011년 연소득 2024만원, 지난해 2240만원)의 50% 미만이다.

2012년의 자산분위가 올해 유지된 비율은 69.2%이고 상승·하락한 비율은 각각 15.4%다. 가구주가 상용근로자인 경우 하위분위(1∼2분위)는 이동성이 높고, 상위분위(4∼5위)는 유지율이 높게 나타났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