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룡호에 특수 방수복 4벌밖에 없었다” 구조된 러시아 감독관 주장

입력 2014-12-05 03:51
차가운 바다인 베링해에서 조업하는 한국 선박 대부분이 특수 방수복 등 구조장비를 제대로 갖추지 않았다고 국영 ‘러시아의 소리’ 방송이 4일 구조 당국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국경수비대 캄차카 지부 대표 드미트리 긴즈부르크는 이날 캄차카주 주도 페트로파블롭스크에서 열린 대책 회의에서 “극동 해역에서 조업 중인 한국 어선 6척 중 5척을 조사한 결과 체온 저하를 늦추는 특수 방수복 등 구명장비를 제대로 갖추지 않고 있었다”고 발표했다. 또 “승무원 수에 맞는 구명보트를 구비한 배도 2척뿐이었다”고 지적했다.

긴즈부르크 대표는 이어 “오룡호가 침몰할 당시 사고 선박에 타고 있다 구조된 러시아 감독관에 따르면 배가 가라앉기 시작했을 때 갑판에는 4벌의 방수복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중 2벌은 러시아 감독관과 한국 선원이 착용했으며 나머지는 사용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베링해에서 조업하는 선박들이 구조 장비를 제대로 갖추도록 지도해 달라고 관련국 영사들에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3일 사고해역 인근 해상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오룡호 선원 11명은 모두 특수 방수복을 착용하지 않고 있었다. 구조 당국 관계자는 희생자들이 맨발에 구명조끼만 입은 상태였다고 전했다. 특수 방수복은 방수천 등 특수 재질 원단으로 만들어진 장비로, 바다에 빠졌을 때 체온 저하를 늦출 수 있다. 방수와 부양은 물론 보온기능을 갖춰 생존 시간을 늘릴 수 있다. 한편 사조산업은 오룡호에 특수 방수복 74벌을 비치했었다고 주장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