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동생 박지만(56) EG 회장이 최근 청와대 비선실세로 지목된 정윤회씨와의 ‘권력암투설’에 대해 불쾌한 심경을 감추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회장은 국내 상황이 계속 시끄러울 경우 연말 휴가를 겸해 해외로 잠시 출국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과 오랜 친분을 유지해온 한 지인은 4일 “근거도 없는 의혹이 잇달아 제기되자 박 회장이 ‘가만히 있는 사람한테 왜 그러느냐’고 했다”며 “하도 어이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억울해하지도 않고, 아무 일도 없는 듯 평시처럼 출근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박 회장은 평상시 주변에 “밖에 있는 식구들이 누나를 편하게 해줘야 한다”며 “누나가 청와대에 있는 동안 절대로 가지 않겠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은 공개석상에 나서는 일도 극도로 자제해 왔다. 박 회장의 오랜 지인은 “친구들도 잘 안 만날 정도로 주변 관리에 신경을 많이 썼고, 간혹 부탁을 받아도 ‘내가 그런 말을 들어 줄 위치에 있지 않다’며 단호하게 거절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그는 “박 회장과 인연이 있는 사람들이 오히려 역차별을 당할까 싶어 나서지 않을 정도”라고 했다. 박 대통령은 올케인 서향희 변호사에게도 다른 말이 나오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 써 온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박 회장에 대한 각별한 신뢰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는 게 주변의 일관된 전언이다. 여권 관계자는 “박 대통령에게 최근 ‘박 회장을 가끔 불러 챙겨주시라’는 건의를 했는데 박 대통령이 ‘내가 안 부르는 게 아니라 지만이가 부담주기 싫다고 안 오겠다고 하는 것’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나를 너무 매정한 사람으로 보지 마시라’며 농담성 얘기도 했다”고 언급했다.
박 대통령은 주변에서 친인척 문제 정리를 건의하면 “알아서 하겠다”며 잘라 말해 왔다고 한다. 박 대통령의 한 측근은 “허태열 전 비서실장이 박 대통령에게 박 회장 내외의 해외 유학을 건의했다가 이후 대통령과 사이가 상당히 멀어진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
[‘靑 정윤회 문건’ 파문] “가만 있는 사람한테 왜”… 박지만, 일시 출국 검토
입력 2014-12-05 03: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