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중남미 경제성장률 1.1% 암울한 전망

입력 2014-12-05 02:35

중남미 지역 국가들의 경제 성장률이 2009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아르헨티나 베네수엘라와 함께 성장 둔화의 중심에 서 있는 남미 제1경제대국 브라질은 지우마 호세프 정권 2기 출범을 앞두고 신자유주의적 정책기조를 표방하며 체질 개선에 나섰다.

유엔 산하 라틴아메리카-카리브 경제위원회(ECLAC)가 중남미 지역의 올해 성장률을 1.1%로 전망했다고 브라질 언론들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개선돼 2.2%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중남미 성장률은 금융위기 당시 마이너스 1.3%를 기록한 이후 지난해까지 6.1%, 4.2%, 2.6%, 2.7%로 꾸준히 둔화돼 왔다. 위원회는 2011년부터 계속된 투자 감소와 세계 경제의 회복 부진, 내수경기 침체 등을 주원인으로 꼽았다.

경제 규모에 비해 눈에 띄는 저성장 국가는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그리고 베네수엘라다. 2014년 10월 기준 국제통화기금(IMF) 자료에서 중남미 경제규모 1, 3위를 차지한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각각 0.2%와 마이너스 0.2%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 4월 IMF 조사 때 중남미 경제규모 5위였던 베네수엘라는 마이너스 3%의 성장률이 예상된 가운데 국내총생산(GDP)마저 칠레에 역전당해 6위로 내려앉았다. 아르헨티나도 성장률 추이로 볼 때 조만간 콜롬비아에 3위 자리를 빼앗길 가능성이 높다.

재선에 성공한 호세프 대통령은 대대적인 체질 개선으로 시장 친화적 경제 환경을 만들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호세프 대통령은 2일 미국 투자은행 JP모건 주관의 투자 세미나에 서한을 보내 “2기 정부는 재정건전성 확보와 엄격한 인플레이션 관리를 통해 성장을 도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호세프 대통령은 최근 조아킴 레비 재무장관 내정자를 중심으로 네우손 바르보자 기획장관, 알레샨드리 톰비니 중앙은행 총재 등 시장주의자들을 2기 경제팀에 전면 배치해 주목받았다. 그는 2기 경제팀에 금융시장 안정과 GDP 대비 공공부채 비율을 낮추는 데 주력할 것을 주문했다.

경제팀은 2년 내에 기초재정수지(세입에서 세출을 뺀 돈) 흑자를 GDP 대비 2%대로 높이고 연간 인플레이션율을 4.5%대에서 철저히 대응·관리하겠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이 밖에 대형 인프라 사업 투자에서 국가 참여 비중을 줄이고 민간 참여를 확대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