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의 스토리텔링 마케팅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스토리텔링 마케팅은 제품이나 브랜드에 이야기를 더해 소비자들에게 다가가는 마케팅 기법이다.
LG전자는 스마트폰 아카(AKA)의 4가지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하는 애니메이션 ‘로터리파크’(사진)를 제작한다고 4일 밝혔다. ‘라바’로 잘 알려진 애니메이션 제작사 투바앤이 LG전자와 협업한다. 국내 휴대전화 업체가 애니메이션 기획 단계부터 공동 제작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로터리파크는 4가지 아카 캐릭터들이 로터리파크에 침입한 괴물을 물리치는 내용이다. 내년 1월부터 매달 한 편씩 5분짜리 영상을 유튜브 공식 채널(www.youtube.com/user/therotarypark)을 통해 공개한다.
LG전자가 애니메이션 제작에 나선 건 단순히 제품 판매가 아니라 문화 현상으로 자리를 잡아야 성공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개성을 중시하는 젊은층 소비자나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어린 아이들에게 좋은 브랜드 이미지를 심어줄 수도 있다. LG전자 MC사업본부 마케팅커뮤니케이션담당 이철훈 상무는 “로터리파크 공동 제작은 스마트폰이 IT 기기를 넘어 또 하나의 문화 코드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품과 문화를 접목시킨 성공 사례는 기아자동차와 영실업이 함께한 애니메이션 ‘또봇’이 대표적이다. 또봇 장난감은 크리스마스 시즌에 구하기가 힘들어 ‘또봇대란’이라고 불릴 정도로 아이들에게 인기가 높다. 어른들은 기아차 쏘울을 교황 의전차로 기억하지만 아이들은 또봇X로 알고 있다. 또봇에는 쏘울, 스포티지R, 포르테 쿱 등이 캐릭터로 등장한다. 자동차 구매 잠재 고객인 아이들에게 또봇에 등장하는 자동차는 단순히 차가 아니라 추억이 된다. 기아차 입장에서는 잠재 고객인 아이들의 뇌리에 각인되는 큰 홍보 효과를 누린 셈이다.
최근 기업체 광고에서도 이야기를 풀어내는 한 편의 영상이 뜨고 있다. 3∼5분 이상 긴 영상을 완결된 볼거리로 만들어 소비자들이 즐기는 콘텐츠로 내놓는 것이다. KDB대우증권은 최근 가수 현철과 개그맨 나몰라패밀리가 출연한 뮤직비디오 형식의 광고 ‘앉으나 서나 당신 생각’을 내놨다. 광고지만 재미있고 음악이 좋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2주 만에 120만건 이상의 조회수를 올렸다. 배달앱 ‘배달의 민족’도 배우 류승룡이 등장하는 영화 예고편 같은 광고를 만들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기획] 이야기·문화 입혀야 제품도 뜬다… 기업 마케팅 ‘스토리텔링’ 전성시대
입력 2014-12-05 0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