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아저씨, 저 화났어요” 대학가에 다시 붙은 대자보

입력 2014-12-05 02:04

대학생들이 최경환 경제부총리를 겨냥해 붙인 대자보(사진)가 인터넷을 강타했다. 잘못된 경제정책 때문에 미래를 꿈꾸기가 힘들다는 내용이다. 지난해 말 확산된 ‘안녕들하십니까’ 운동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왔다.

연세대 중앙도서관 앞과 고려대 정경대 게시판 등에 붙은 대자보는 4일 인터넷 커뮤니티 ‘오늘의 유머’를 통해 급속히 퍼졌다. ‘최씨 아저씨께 보내는 협박편지’라는 제목의 대자보는 대학생 9명이 운영하는 인터넷매체 ‘미스핏츠’ 명의로 작성됐다.

대자보는 “최경환 아저씨, 저는 화가 나 있습니다”라는 말로 시작한다. 이어 각종 경제정책을 솔직하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청년 취업난부터 거론했다. “아저씨 제 친구들은 평균 1300만원어치 빚을 집니다. 취업도 힘들어서 1년 정도 ‘취준(취업준비)’하는 건 징징댈 축에도 못 끼고요”라며 대출을 받아 간신히 대학을 졸업해도 일자리를 찾기 어렵다고 호소했다.

청년 실업이 부메랑처럼 사회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주장도 이어졌다. 학생들은 “우리가 취업 못하고 창업 망하면 우리 부모 세대도 죽어난다”면서 “우리가 엄마아빠의 부동산을 안 사주면 집은 누가 사고 부모님 연금은 누가 내느냐”고 강조했다.

또 연금을 깎고 정규직 해고를 쉽게 하려는 정부 방침을 거론한 뒤 ‘협박’이라는 단어까지 사용하며 함께 잘 사는 정책을 만들어 달라고 요구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