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東西 양극화] 嶺西는 극심한 가뭄… 소양댐 역대 4번째 低수위

입력 2014-12-05 03:54
4일 소양강댐 상류지역인 강원도 인제대교 인근 하천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평소 이 하천은 폭이 250m에 달하지만 올해 극심한 가뭄이 이어지면서 폭이 20m로 줄었다. 인제군 제공

강원도 영서지역은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4일 한국수자원공사 소양강댐관리단에 따르면 지난 3일 현재 춘천 소양강댐의 수위는 167.67m를 나타냈다. 이 기록은 1977년 163.15m, 1996년 166m, 1974년 166.79m에 이어 역대 4번째로 낮은 수치다.

특히 올해 소양강댐 유역에 내린 강우량은 704㎜, 유입량은 9억t으로 댐이 준공된 1973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 때문에 소양강댐 상류와 연결된 인제지역 하천의 수위가 낮아지면서 매년 1월에 열렸던 빙어축제가 16년 만에 처음으로 취소됐다. 빙어축제를 개최하려면 축제장소인 인제대교 아래 하천이 20만㎥ 정도 물에 잠겨야 한다. 그러나 평소 250m에 달하던 강폭이 20m로 줄었고, 깊이도 1m가 채 안되는 개천 수준에 불과한 상황이다.

도내 최대 곡창지역인 철원에서는 8개 저수지의 평균 담수율이 66.4%에 불과해 내년 영농에 차질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한국농어촌공사는 한탄강에서 매일 8만t씩 물을 끌어올려 토교저수지에 옮겨 담고 있다. 이 저수지의 현재 담수율은 48.2%를 보이고 있다.

기상청은 강원도의 장마기간이 짧았고, 장마전선과 태풍의 영향을 받지 못한 게 극심한 가뭄의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강원지방기상청 관계자는 “장마전선을 형성하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이 약해 수증기가 많이 유입되지 않았고, 장마전선이 주로 남부지방에만 머물렀다”면서 “올해 발생한 3개의 태풍도 영서지역에 많은 비를 뿌리지 않아 가뭄에 영향을 끼쳤다”고 밝혔다. 이어 “겨울철은 강수가 적기 때문에 당분간 가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춘천=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