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인데 주소 바꿔야…” ‘도로명주소’ 금융사기 연말 맞아 다시 기승

입력 2014-12-05 02:00
각종 선물이나 카드 배송이 많은 연말을 맞아 ‘도로명주소 보이스피싱’이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직장인 A씨는 4일 자신을 시중은행 상담원이라고 소개하는 여성의 전화를 받았다. 이 여성은 “내년부터 도로명주소를 사용해야 해서 은행에 등록된 주소를 변경해야 한다”며 “변경된 주소를 입력한 뒤 자동응답시스템(ARS)으로 연결되면 주민등록번호 뒷자리 7개를 누르라”고 말했다. A씨가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하자 이번엔 “보안을 위해 다시 ARS로 연결되면 계좌 비밀번호를 누르라”고 주문했다. 수상한 생각이 든 A씨가 소속 부서와 이름을 묻자 서둘러 전화를 끊었다. A씨는 “전화를 끊고 거래 은행에 다시 물어보니 전화로 주소변경을 하지 않는다고 해 그제야 보이스피싱임을 알았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도로명주소가 전면 시행된 올 초에도 이를 악용한 보이스피싱이 활개를 쳤다. 각 지방자치단체와 관공서, 금융기관에서 일제히 피해 예방 홍보에 나선 뒤에야 잠잠해졌었다. 경찰 관계자는 “어떤 금융기관이나 관공서도 전화로 주요 정보를 묻지 않는다”며 “일단 보이스피싱이 의심되면 전화를 끊고 해당 기관에 연락해 확인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임지훈 기자 zeitgeis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