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 조직, 계획에 매몰되지 말라.”
울리 슈틸리케(60·독일) 한국축구 대표팀 감독이 축구 지도자들에게 필요한 덕목에 대해 강연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4일 경기도 파주 NFC(축구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서 열린 2014 대한축구협회 ‘기술 콘퍼런스 & 축구과학회’에서 약 1시간 동안 ‘판단 실수가 불러올 수 있는 위험성’을 이야기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도자들이 ‘S.O.S’를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첫 번째 ‘S’는 ‘시스템(System)’으로 지도자들이 지나치게 특정 전술만 고집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는 “팀에 공격 자원이 풍부하지 않은데 공격수 세 명을 기용하는 스타일을 고수해서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두 번째 ‘O’는 ‘조직(Organization)’을 의미한다. 조직력을 강조하는 건 좋지만 너무 거기에 얽매여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그는 지난 10월 파라과이와의 평가전을 예로 들며 “경기 시작은 4-2-3-1로 했지만 수시로 4-3-3, 4-2-4로 포메이션이 바뀌는 모습을 볼 수 있었을 것”이라며 “나는 최전방 공격수와 최후방 수비수의 간격 유지만 된다면 대형 자체는 선수들이 어느 정도 알아서 판단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S’는 ‘계획(Scheme)’을 가리키는데, 이는 훈련 등을 너무 계획대로만 하면 안 된다는 뜻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계획이 전혀 없어도 문제지만 모든 것을 계획대로만 꾸려간다면 단조로움 속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조직력과 관련해 “한국 선수들이 특히 우수한 부분이 바로 조직력과 같은 규율”이라고 칭찬하면서도 “탄탄한 조직력 위에 그것을 순간적으로 깨고 나갈 수 있는 유연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태현 기자
슈틸리케 감독 “축구지도자들 S·O·S 주의하라”
입력 2014-12-05 0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