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신임감독에게 듣는다] ① SK 와이번스 김용희 감독

입력 2014-12-05 03:06
SK 와이번스의 신임 사령탑에 오른 김용희 감독이 3일 서울 강남구 임페리얼팰리스호텔에서 국민일보와 단독 인터뷰를 갖고 있다. 김 감독은 “선수들을 실력과 인성이 뛰어난 슈퍼스타로 키울 것”이라며 “내년에는 무조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곽경근 선임기자
“감독 한 명에 팀 성적이 좌우되지 않고, 오랫동안 좋은 성적을 내는 명문 팀을 만드는 게 제 사명입니다.”

김용희(59) SK 와이번스 감독은 “평생 감독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면서 “팀 성적보다 오래 갈 수 있는 팀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상누각이 아닌 기초가 튼튼한 팀을 만들겠다”며 ‘시스템 야구’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SK 새 지휘봉을 잡은 김 감독을 3일 서울 강남구 임페리얼팰리스호텔에서 만났다.

-SK의 가장 큰 문제점을 꼽아 달라.

“선수들이 플레이에서 소극적이고 자신감이 떨어져 있었다. 그 이면을 보니 소통에 문제가 있었다.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소통이었다. 스킨십을 통해 선수들과 신뢰를 쌓을 것이다. 또 선수들의 멘탈(정신력)도 강화시킬 것이다.”

-에이스 김광현이 떠난다. 선발진에서 김광현의 공백을 어떻게 메울 것인가.

“머리가 아프다. 일단 외국인 선수 두 명이 선발을 맡을 것이다. 윤희상이 재활을 제대로 해 선발 한 축을 맡아줬으면 좋겠다. 4, 5번 후보로는 문광은과 백인식이 있지만 좌완이 없다. 고효준과 진해수 등을 대상에 두고 많은 생각을 하고 있다.”

-2군에서 눈여겨보는 선수가 있나.

“1군에서 뛰다가 2군으로 내려간 선수 위주로 보고 있다. 박재상은 내년에 좋은 활약을 펼칠 것이다. 이대수도 자기 몫을 충분히 할 선수다. 안치용도 긴요하게 쓸 자원이다.”

-시스템 야구는 어떤 것인가. 인적 인프라를 강화하기 위한 방법은.

“시스템 야구를 하겠다는 근본적인 이유는 한 개인에 의해 영향을 받는 팀을 만들지 않겠다는 것이다. 개인적 역량 뛰어난 감독이 맡으면 좋겠지만 그 사람이 감독을 계속 맡을 수는 없다. 사람이 떠나도 무너지지 않는 팀이 돼야 한다. 사상누각이 아닌 기초가 튼튼한 팀을 만들 것이다. 기술적인 부분 뿐 아니라 선수들의 인성도 중요하다. 선수들을 실력과 인성이 뛰어난 슈퍼스타로 키울 것이다.”

-내년 어떤 경기를 보여줄 생각인가.

“나는 뛰는 야구를 좋아한다. 도루를 많이 하는 것이 아니고 팀 플레이와 베이스러닝을 잘 하는 팀이란 의미다. 타격 쪽에서도 팀 배팅에 중점을 둘 것이다. 원래 SK가 수비를 잘하는 팀이었는데 많이 떨어졌다. 전지훈련에서 수비력을 확실히 높일 것이다.”

-자유계약선수(FA) 시장 과열을 우려하는 시각이 많다.

“국내 FA가 너무 비대해졌다. 그래서 선수 육성이 더욱 중요해지는 시기다. 이제 육성은 트렌드가 될 것이다. 우리도 육성에 가장 많이 비중을 둘 계획이다. 인적 자원을 많이 확보하고 중요 자원을 선별하는 작업을 수 해에 걸쳐 할 것이다. 선수 육성도 나의 시스템 야구에 포함된다.”

-내년 시즌 성적을 예상한다면.

“일단 성적이라는 지상과제가 있지만 오래 갈 수 있는 좋은 팀을 만드는 게 나의 사명이다. 그래도 SK는 강팀이었다. 2년 안 좋았다. 내년에는 무조건 (포스트시즌에) 올라갈 것이다. 우리 선수들은 가을 DNA가 있기 때문에 그 이후엔 오히려 페넌트레이스 때보다 더 좋은 기량을 보여줄 것이다.”

-내년 가을야구 진출 팀은 어디가 될 것으로 보는가.

“삼성 라이온즈는 정규리그·한국시리즈 4연패를 한 팀이고 두산 베어스는 장원준을 포함해 투수력이 좋다. 넥센 히어로즈는 타격의 팀이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