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문순 강원도지사는 MBC 기자로 입사해 노조위원장과 언론노련위원장을 지냈고 해직과 복직도 경험했다. 이후 노무현정부에서 MBC 사장에 깜짝 발탁돼 3년가량 재직하다 곧바로 민주당 국회의원이 된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그래서 그는 “산전수전 다 겪어봐서 누가 웬만큼 공격해서는 흔들리지 않는 내공이 있다”고 했다. 그는 늘 웃는 모습이지만 현안은 뚝심으로 밀어붙이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외유내강형’이란 평가를 듣는다. 강원도지사가 된 뒤에도 특유의 너털웃음은 그대로였다.
그에게 국회의원과 도지사의 차이를 물었다. 대답은 결국 개헌으로 귀결됐다. “국회의원이나 도지사나 자기 마음대로 하지는 못하는데 욕을 먹어야 하는 자리다. 도지사는 수단은 없는데 책임은 많은 자리다. 자꾸만 개헌을 하자는 이유가 대통령, 도지사도 물론이고 모두가 잘하기가 힘든 구조이기 때문이다. 우리 시스템이 한계에 달했다.”
대통령에 대한 평가를 물으니 ‘동병상련’이란 식의 답을 했다. “대통령이나 도지사나 수단이 별로 없다. 어느 분이 하더라도 약간 차이가 있겠지만, 개인 대통령을 평가하기 힘들다. 국가 시스템의 문제가 아닌가 생각한다.”
최 지사는 척박한 강원도의 농어민들을 위해 농수산물 판매에 팔을 걷어붙였다. 강원도 농산물이나 수산물을 풍년이 들면 싼값에 팔아야 하는 구조에 고심하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생각해냈다.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통해 농수산물을 사달라고 호소했더니 엄청난 호응이 이어졌다. SNS를 통해서만 10억원가량의 농수산물을 팔았다. 어느새 다른 지역의 벤치마킹 대상이 됐다. 요즘엔 공공성을 가미한 유통시스템을 구상하고 있다. 농수축산물뿐 아니라 향후 중소기업이나 사회적기업 제품까지 확대해 수출까지 염두에 둔 유통시스템이라고 했다.
그는 빚더미에 앉은 알펜시아리조트나 태백 오투리조트 등 전임 지사 시절 시작된 사업들 뒤처리에 정신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나도 하고 싶은 게 있는데 지금 빚더미에 앉은 사업들을 살려놓는 게 우선이어서 다른 겨를이 없다. 무슨 사업을 하려면 돈이 있어야 하는데 지금 돈이 없다.” 결국 강원도에 돈이 없다는 게 가장 큰 걱정이었다.
노석철 기자
[데스크 직격 인터뷰 뒷얘기] “도지사는 수단은 없는데 책임은 많은 자리” SNS 통해 농수산물 판매 성공
입력 2014-12-05 02: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