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자, 다른데서 기쁨 찾으면 탈선”… 朴대통령, 최근 靑 상황 빗댄 듯

입력 2014-12-04 03:34
박근혜 대통령이 3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지역희망 박람회’ 개막식에 참석한 뒤 전시관을 둘러보다 맥주가 담긴 컵 모양의 양초를 살펴보고 있다. 광주=청와대사진기자단

박근혜 대통령은 3일 “우리 공직자들은 정책을 잘 펴고 투명하게 해서 지역민들이 만족스러워하고 살기 좋아졌다고 할 때 기쁨과 보람을 찾는 직업”이라며 “그런데 거기에서 기쁨을 느끼지 않고 다른 곳에서 느끼게 된다면 탈선이 시작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2014 대한민국 지역희망 박람회’ 참석차 광주를 찾은 자리에서 “(공직자들은) 다른 데서 기쁨을 느끼려고 하는데 안 된다. 그런 데서 기쁨을 느껴야 하는 공동운명체라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대통령의 언급은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박람회 개막식 전 참석자들과의 사전 환담 자리에서 나왔다. 청와대 내부문건 유출과 비선의 국정개입 논란이 증폭되는 만큼 이 언급은 최근 청와대 상황을 빗댄 표현이라는 시각이 많다. 박 대통령은 “미술가는 미술작품을 완성시키고 그것을 보면서 사람들이 기쁨을 느낄 때 희열을 느끼고, 음악가는 음악가대로 그렇다”고도 했다.

박 대통령은 박람회 격려사를 통해선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같은 배를 타고 있다는 마음으로 협력해 나가야만 한다”며 “지금까지는 지역발전 방향을 설정하고 싹을 틔우는 시간이었다면 내년부터는 실행에 옮겨 결실을 거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역단위 창조경제 지원 강화, 지역 인재양성 투자 강화, 생활 밀착형 사업 역점 추진 등 지역 발전을 위한 정부의 3대 중점 과제를 제시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과 지역발전위원회 및 시·도지사 오찬 간담회를 갖고 지역 주도의 상향식 정책 개발을 강조했다. 특히 “국민 입장에서는 중앙정부나 지자체나 모두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정부일 뿐 누가 하든 간에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받는 것이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는 최근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재원 부담 문제를 놓고 논란을 벌였던 누리과정 사업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된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