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들의 합창대회라고 무시했다가는 큰일 날 뻔했다. 3일 오후 2시 전북 전주 삼성문화회관에서 열린 ‘제6회 전국 장애인합창대회’의 참가팀들은 비장애인들로 구성된 전문 합창단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었다.
음악성은 첫 참가팀 전북 ‘정읍시장애인합창단’부터 보여줬다. 30여명으로 구성된 이 팀은 자유곡 ‘시편100편’을 멋진 화음을 넣어 들려줬다. 무대에서 가장 멀리 있는 객석에서 들었을 때 이들은 프로 합창단원이었다.
악기편성과 편곡은 경기도 ‘용인쿰합창단’이 돋보였다. 이 팀은 북과 드럼을 편성했다. 특히 ‘아리랑’을 빠른 박자로 편곡해 색다른 음악을 만들었다.
울산 ‘소리샘합창단’은 곡의 중간에 내레이션을 넣어 ‘아리랑’을 색다르게 불렀다. 또 2명이 북을 쳐 중저음을 보강하고 박자를 주도했다.
의상도 화려했다. ‘제주장애인어울림띠앗합창단’은 실루엣이 선명한 갈색 원피스를 갖춰 입었다. 남성은 흰색 재킷에 검은색 리본 넥타이를 맺다. ‘전라북도여성장애인합창단’은 하늘색과 파란색 원피스 등 두가지 색으로 변화를 줬다.
참가팀 중에는 올해 창단한 곳도 있었다. ‘대구지적장애인청소년 새콤달콤 합창단’은 올해 5월 창단했다. 이미 지난 7월 ‘제2회 전국지적장애인 합창대회’에서 최우수상을 타는 등 실력을 인정받았다.
광주광역시 ‘한울림합창단’도 올해 3월 창단했다. 광주에서는 광주 동명교회의 장애인부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하이합창단’도 참가했다. 또 ‘가온누리합창단’이 충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 지원으로 올해 만들어졌다.
이외에 대구 선명합창단, 인천 사나래합창단, 강원도 영월동강합창단, 경기도 하남시장애인합창단과 다소니합창단, 서울푸르나메합창단과 대전 향나들합창단 등 16개 팀이 참가해 그동안 갈고닦은 실력과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화합 무대를 보여줬다. 대회 참가팀은 장애인 80%와 비장애인 20%로 구성돼 있다.
관객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전북 완주에서 온 전북녹색어머니회 회원 조은하(47·여)씨는 “음악적 수준이 놀랍다. 비장애인도 재능 없이 연습만으로 저 정도로 부르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특히 노래를 부르며 즐거워하는 모습에 감동 받았다”고 말했다.
이번 합창제는 제22회 세계장애인의 날을 기념해 열렸다. ㈔국제장애인문화교류협회중앙회가 주최하고, ㈔국제장애인문화교류전라북도협회가 주관했다.
이날 대상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은 용인쿰합창단이 수상했으며 금상은 제주띠앗합창단, 은상은 전라북도여성장애인합창단에게 돌아갔다. 모든 참가팀이 인기상, 비전상, 화합상, 하모니상 등 하나 이상의 상을 받았다.
국제장애인문화교류협회 최공열 이사장은 대회사에서 “회를 거듭할수록 참가팀도 많아지고 실력도 좋아지고 있다”며 “함께 해주신 장애인과 비장애인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대회에는 ㈔한국장애인문화예술단체총연합회 김양수 회장, 전북협회 문성하 협회장, 김승환 전북교육감, 조봉업 전주시 부시장 등이 참석했다.
전주=글·사진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
장애인-비장애인 감동의 화음 울려 퍼지다
입력 2014-12-04 0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