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 호조와 조기 금리인상 주장 대두로 달러가 강세를 보이는 반면 일본은행(BOJ)은 계속 돈을 풀면서 엔저가 심화되고 있다. 이에 일본 내외에서 정부의 양적완화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3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일본 유신회 후지마키 다케시 의원은 기자회견 자리에서 BOJ가 양적완화를 통해 디폴트(채무 불이행) 위험을 은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BOJ가 더 이상 일본의 디폴트 위험을 감추지 못하게 되면 엔화가 통제 불능 상태에 놓여 달러당 200엔 또는 그 이상 치솟을 것”이라고 강하게 말했다. 엔화는 지난 10월 31일 BOJ의 양적완화 정책 확대 발표 이후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다. 달러당 105엔 선에서 움직이던 엔화는 120엔에 근접했다.
후지마키 의원은 BOJ가 인플레이션을 이유로 계속 돈을 풀고 있는데 사실상 양적완화가 정부의 빚을 중앙은행이 갚아주는 ‘재정 화폐화’라고 주장했다. 그는 “진실은 인플레이션 목표치가 달성되고도 일본은행이 국채를 계속 사들이지 않으면 일본이 디폴트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 역시 BOJ의 양적완화를 ‘위장된 엔저 정책(disguised cheap yen policy)’이라고 평가했다. 헤니 센더 홍콩 주재 선임기자는 “일본의 양적완화가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리는 목적이라고 하지만 결과적으로 엔화 약세와 수출 활성화를 가져왔다”고 분석했다. 세계적 무역 침체 속에도 일본의 지난 3분기 수출은 5.3% 상승했다.
‘닥터둠’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는 한 기고문에서 “엔저를 유도하려는 BOJ의 양적완화 정책은 ‘근린궁핍화’ 정책으로 아시아는 물론 전 세계적 정책 대응을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중국은 지난달 깜짝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박은애 기자
“日, 디폴트 위장 들통나면 환율 폭등” 금융인 출신 참의원 경고
입력 2014-12-04 0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