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회씨 ‘국정개입 의혹’ 사건을 계기로 청와대의 의사결정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새누리당 내부에서도 터져 나오고 있다.
비박(비박근혜)계인 김성태 의원은 3일 MBC 라디오에 출연해 “언론사 간에 대리전 양상까지 띠면서 진흙탕 진실게임으로 논란이 번지고 있다”며 “무슨 삼국지도 아니고 궁중비사에서 나올 법한 그런 암투와 의혹들로 도배되고 있으니까 짜증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또 “소모적 정쟁거리를 청와대가 제공해준 것”이라고도 질책했다.
박민식 의원도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진실공방을 벌인 당사자 중 누구의 주장에 신빙성이 있어 보이느냐’는 사회자 질문에 “어느 쪽이라기보다는 정말 볼썽사납다”고 했다. 박 의원은 정씨와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에 대해 “서로 언론에 대문짝만 하게 한쪽은 인터뷰를 하고 또 한쪽도 대응 인터뷰를 하는 것이 과연 일국의 대통령을 보좌했던 사람으로서 취해야 될 행동이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어 “아주 한심스럽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정병국 의원은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각 부처 위에 청와대 비서실이 군림하는 것이 우리나라 시스템의 문제점”이라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청와대 비서실 기능이 ‘옥상옥(屋上屋)’이라는 생각을 과거부터 해왔다”며 “비서실 개념을 바꿔야 한다”고 했다. 이어 “대통령이 장관과 직접 업무를 논의해야 되는데 장관이 비서실을 통해 대통령과 접근하는 것 체제가 그대로 존속하는 한 ‘비선 실세’ 문제는 누가 대통령을 하든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또 “비서실은 부처와 대통령의 업무 매개 역할만 해야 한다”고도 했다.
원유철 의원은 “검찰 수사와 별개로 청와대는 내부 보안 시스템을 재정비하고 인사와 검증 시스템에 문제가 없는지 철저히 점검해 다시는 국정 전반에 부담을 주는 이런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반면 친박(친박근혜)계인 홍문종 의원은 KBS 라디오에 출연, 정씨의 국정개입 의혹 문건에 대해 “조작이라는 게 100% 맞는 얘기라고 생각한다”면서 방어막을 쳤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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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정윤회 문건’ 파문] 새누리당 “진실공방 볼썽사납다 옥상옥 靑비서실 개선해야”
입력 2014-12-04 03:24 수정 2014-12-04 09: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