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의 反부패 다음은 링지화?

입력 2014-12-04 03:42
중국 당국의 서슬 퍼런 사정의 칼날이 서서히 링지화의 목을 향하고 있다.

링지화 통일전선부장은 한때 저우융캉 전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겸 중앙정법위원회 서기, 보시라이 전 충칭시 서기, 쉬차이허우 전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 등과 함께 ‘신4인방’으로 불렸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체제의 전복을 기도했다는 소문이 돌기도 한 인물이다. 링지화는 후진타오 전 주석의 비서실장 출신으로 후 주석의 ‘복심’으로 통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신4인방의 나머지 3명이 줄줄이 낙마했고 이제 남은 것은 링지화뿐이다.

이런 가운데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 리량 투자자보호국장이 지난 1일 위법 및 기율위반 혐의로 당국에 체포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단순 비리 사고로 보였다. 하지만 중국 경제매체 재신망과 홍콩 언론들은 3일 리량이 사실 링지화의 동생 링완청과 연관돼 있다고 보도했다. 링완청이 주도한 사모펀드를 상하이 A주식시장에 상장하도록 부당지원한 혐의 때문이라는 것이다. 링완청은 홍콩과 싱가포르를 거쳐 미국으로 도주했다가 중국으로 압송돼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6월에는 링지화의 형 링정처 산시성 정협 부주석이 비리 혐의로 낙마했고, 부인 구리핑 전 중국청년창업국제계획 총간사도 비리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링지화의 고향이자 든든한 지역 기반이었던 산시성에선 이미 고위직 20여명이 낙마하면서 초토화됐다. 링지화의 ‘산시방’(山西幇·산시성 인맥)과 가족 등 측근들이 대부분 정리되고 있는 만큼 링지화의 낙마는 시간문제라는 분석이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