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 넉달 새 50억 달러 감소

입력 2014-12-04 02:29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4개월 사이 50억 달러 가까이 줄어들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4개월 연속 줄어든 것이지만 외환 당국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말 현재 외환보유액은 3631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3일 밝혔다. 외환보유액은 지난 7월 3680억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이후 4개월 연속 감소세를 나타낸 것이다. 지난 7월과 비교하면 49억 달러 줄어든 수치다.

한은은 “미국 달러화의 강세로 보유 외화자산 가운데 유로화, 파운드화 표시 자산의 달러화 환산 가치가 줄어들었다”며 “외화자산 운용 부문에서 수익을 내고 있지만 달러화 환산 과정에서 보유액이 줄어든 것뿐”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자금 유출이 발생하면서 외환보유액이 줄었지만 현재 상황은 단순히 외화 환산가치 변동에 따른 것으로 전혀 우려할 상황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우리나라는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경제위기를 겪은 뒤 외환보유액의 중요성을 깨닫고 이를 꾸준히 늘려왔다. IMF 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급격히 보유액이 줄어든 것을 제외하고는 가파른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11월 중 달러화 대비 유로화 가치는 1.2%, 파운드화 가치는 1.7%, 엔화 가치는 7.3% 각각 평가 절하됐다. 달러화 이외 통화의 가치가 하락하면서 달러화로 표시된 외환보유액이 감소했다는 것이 한은의 설명이다. 한은은 유가증권, 예치금, SDR(특별인출권), 금 등의 형태로 외화를 보유하고 있다. 이 중 달러 표시 자신이 60% 정도를 차지하고 나머지는 다른 나라 화폐로 표시된 자산이다.

자산 유형별로 보면 외환보유액의 91.3%를 차지하는 유가증권이 3315억3000만 달러로 한 달 전보다 6억5000만 달러 줄었다. IMF의 특별인출권인 SDR(0.9%)과 IMF에서 교환성 통화를 수시로 찾을 수 있는 권리인 IMF포지션(0.6%)은 각각 4000만 달러와 2000만 달러 감소했다.

선정수 기자 j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