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팀들이 무서움을 느끼는 팀으로 만들겠다.”
K리그 클래식(1부 리그) 울산 현대 윤정환(41) 신임 감독의 취임 일성은 강렬했다. 윤 감독은 3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K리그 감독이 된 선배들이 9년 동안 일본에서 활약했던 내가 어떤 축구를 할지 모르기 때문에 나를 두려워 할 것”이라며 “모든 팀을 다 이기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윤 감독은 ‘철퇴축구’로 유명한 울산을 어떤 팀으로 만들 것이냐는 물음에 “조직적인 축구를 할 수 있도록 공수 밸런스가 잘 어우러진 팀을 만들고 싶다”며 “지금은 기술만 가지고 공을 차는 시대가 아니다. 체력과 순간적인 상황 판단, 스피드 등 다양한 능력을 갖춰야 한다. 끈질기게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뛰는 팀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감독은 2006-2007 시즌 일본 J리그(1부 리그) 사간 도스에서 선수로 뛴 후 2011년 사령탑을 맡았다. 지도력을 발휘한 윤 감독은 2012년 J2리그(2부 리그) 하위 팀이던 사간 도스를 창단 이후 처음으로 1부 리그에 올려놓았다. 이번 시즌 18라운드까지 사간 도스를 J리그 선두로 이끌었지만 지난 8월 돌연 경질됐다.
윤 감독은 갑작스럽게 사간 도스 지휘봉을 놓은 이유가 뭐냐는 질문이 잇따르자 “구단이 내년과 내후년을 우승할 수 있는 적기라고 보고 감독을 교체한 것 같다”며 “황당하고 어이가 없었지만 회사 방침이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정확한 이유를 알고 싶으면 사간 도스에 전화를 해 보는 게 나을 것 같다”고 애매한 답변을 내놓았다.
일본 시절 혹독한 훈련으로 악명이 높았던 윤 감독은 “힘든 시기엔 힘들게 훈련해야 한다”며 “비시즌에 몸을 만들어 놓으면 1년을 잘 보낼 수 있다”고 지옥훈련을 예고했다. 이어 자신의 지도철학에 대해선 “선수들과 세대 차이가 있지만 대화를 통해 팀을 만들어 가고 싶다. 하지만 프로이기 때문에 운동장에선 노력하는 모습을 보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근 K리그 경기를 관심 있게 지켜봤다는 윤 감독은 “K리그는 스피드가 빠르고 파워가 좋다. 반면 J리그는 기술적인 면과 조직적인 면에서 한국보다 낫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번 시즌 K리그 클래식에서 제주 유나이티드를 5위로 이끈 박경훈(53) 감독은 계약기간을 1년 남겨 놓고 사임했다.
제주 구단은 “박 감독이 장석수 사장과 개인 면담을 통해 감독직에서 사퇴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2009년 10월 제주 사령탑을 맡은 박 감독은 이듬해 팀을 준우승으로 이끌어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 감독상을 받았다. 하지만 이후 팀 주축이었던 구자철, 홍정호, 산토스 등이 빠져나가면서 눈에 띄는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무서운 팀” 울산 사령탑 윤정환 취임 일성
입력 2014-12-04 02: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