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결사 기성용’… QPR전 후반 33분 선제 결승골

입력 2014-12-04 02:42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스완지시티의 기성용이 3일(한국시간) 영국 웨일스의 리버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홈경기에서 퀸스파크 레인저스(QPR)를 상대로 후반 33분 선제골을 터뜨린 뒤 하트모양을 만들며 환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기성용(25·스완지시티)은 이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정상급 수비형 미드필더로 자리를 잡았다. 적극적인 수비와 상대 패스의 흐름을 잃고 차단하는 능력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약점으로 지목된 헤딩 능력도 일취월장해 세트피스 상황에서 헤딩에 가담해 몸싸움을 벌이는 모습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기성용은 스완지시티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기용되고 있지만 본래 공격적 재능도 빼어난 선수다. 3일(한국시간) 치른 퀸스파크레인저스(QPR)와의 경기에서 그 점을 증명했다.

기성용은 영국 웨일스의 리버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4-2015 프리미어리그 14라운드 QPR과의 홈경기에서 0-0으로 맞서 있던 후반 33분 선제골을 터뜨렸다. 지난 8월 16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시즌 개막전 이후 약 3개월여 만에 넣은 시즌 2호 골이다. 골은 결승골이 됐고 스완지시티는 후반 38분 터진 웨인 라우틀리지의 쐐기골을 더해 2대 0으로 이겼다. 스완지시티는 승점 22점을 기록하며 6위로 올라섰다.

경기는 ‘코리언 더비’로 치러졌다. 팀의 주축선수로 입지를 다진 기성용과 QPR의 윤석영은 각각 14경기, 7경기 연속으로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뛰며 제 역할을 다했다. 둘은 중원에서 간혹 볼 다툼을 벌였다. 맞대결 승자는 공수에서 만개한 기량을 뽐낸 기성용이었다.

기성용은 조금 더 전진된 위치에서 활약했다. 레온 브리튼이 수비형 미드필더로 경기를 조율하고 기성용은 상대 진영으로 파고들어 공격의 물꼬를 트는 임무를 수행했다. 기성용은 그동안 후반 막판 팀의 패색이 짙어지면 전진 배치되곤 했다. 그러나 이날 게리 몽크 스완지시티 감독은 질피 시구르드손이 체력 저하로 허덕이자 기성용을 공격 카드로 꺼내들었다.

기성용은 아직 낯선 임무를 훌륭하게 수행했다. 상대 페널티지역으로 침투해 수비수들을 당황시키는가 하면 폭발적 드리블로 적의 전열을 무너뜨렸다. 하이라이트는 역시 후반 33분 터뜨린 결승골이었다. 공격에 가담한 기성용은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공을 잡은 뒤 드리블로 공간을 만들었다. 슈팅 각도가 거의 없었지만 과감하게 왼발 슈팅을 날렸다. 공은 반대편 골대를 맞은 뒤 그물을 흔들었다. 기성용이 수비와 공격 모두 잘 해낼 수 있는 ‘전천후 미드필더’라는 사실을 증명한 순간이었다.

몽크 감독은 “오늘 QPR전이 이번 시즌 중 최고의 경기였다”며 “빌드업과 움직임이 환상적이었다. 두 골 모두 완벽한 마무리였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김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