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모두들 회개하자고 하는데

입력 2014-12-04 02:08

올해는 유독 회개기도회가 많았습니다.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교계와 사회 일각에서는 “자성하고 회개하자”는 목소리가 끊임없이 들려왔습니다.

성도들이 모여서 기도하고 회개하는 것은 크리스천의 의무이며 매우 소중한 사명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제대로 회개했는지를 돌아봐야 합니다. 회개기도회는 많았지만 그 열매는 많이 열리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 이유는 마음을 찌르는 회개를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회개기도가 입술에서만 맴돈 것입니다. 성경은 “마음을 찢고 회개하라”며 “하나님께서는 마음에 통회하는 자를 불쌍히 여기신다”고 말합니다.

오늘 본문에 보면 베드로의 설교를 들은 무리들이 마음에 찔려 “형제들아 우리가 어찌 할꼬”라고 외칩니다. 진정한 회개를 하면 이처럼 마음이 찢어지고 변하며 새로운 결단을 하게 합니다. 성령 안에서 새로 지어집니다. 마음에 찔림이 없는 회개는 허위 회개에 불과합니다.

회개의 의미는 ‘잘못을 알고 돌이킨다’는 것입니다. 본문 38절에는 “베드로가 이르되 너희가 회개하여 각각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고 죄 사함을 받으라”고 나와 있습니다. 반드시 죄 사함을 입는 회개가 되어야 합니다. 그 바람직한 예를 삭개오의 회개에서 볼 수 있습니다. 누가복음 19장 8절에는 “삭개오가 서서 주께 여짜오되 주여 보시옵소서. 내 소유의 절반을 가난한 자들에게 주겠사오며 만일 누구의 것을 속여 빼앗은 일이 있으면 네 갑절이나 갚겠나이다”라고 나와 있습니다. 삭개오는 죄를 지으며 재물을 모았습니다. 그는 회개하는 것을 죄로 모은 재물을 청산하는 것으로 증명하고 있습니다. 죄의 잔재를 깨끗하게 없애는 것이 회개의 열매를 맺게 합니다.

한국교회는 권력에 대한 욕심을 청산하는 일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자리다툼이 빈번하고, 그로 인한 갈등이 발생합니다. 회개는 하는데 결과는 없습니다. 청산하고자 하는 용기가 부족합니다. 온전한 회개는 죄가 청산된 깨끗한 마음의 그릇에 성령이 충만하게 담기는 것입니다. 충만한 성령은 한번 청산한 죄를 다시 범하지 않게 합니다. 우리가 아무리 통회자복하며 회개할지라도 성령의 다스리시는 손길을 벗어나면 또다시 죄를 지을 수밖에 없습니다. 회개도 중요하지만 죄를 짓지 않는 것은 더욱 중요한 일입니다. 요한복음 8장 11절에 보면 예수님은 간음한 여인에게 “다시는 죄를 범하지 말라”고 당부하셨습니다. 다윗은 간음을 했고 살인교사도 했으며 중죄를 저질렀습니다. 그는 하나님의 영으로 충만해 있을 때는 넘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성령의 손길을 벗어나 있을 때는 여지없이 범죄하고 말았습니다. 다윗은 철저히 회개했습니다. 다윗은 회개기도를 하며 “주의 성령을 내게서 거두지 마소서”라고 애원했습니다. 성령의 다스리심은 은혜와 축복의 길로 인도합니다. 다윗은 똑같은 죄를 다시 범하지 않았습니다.

회개하는 것은 크리스천의 중요한 의무입니다. 우리는 마음에 찔림이 있고, 죄를 청산하며, 그로 인해 성령 충만에 이르는 회개를 해야 합니다. 기도회를 하고, 성명서를 냈다고 해서 회개의 열매가 열렸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베드로의 외침을 듣고, 마음에 찔림을 입은 자들이 회개하여 하루에 3000명이 예수를 믿는 역사가 일어나는 회개의 열매가 오늘날 한국교회에서도 열리길 기도합니다.

이용호 서울 영천교회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