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 은퇴 설계] 당신의 노후는 안녕하십니까?

입력 2014-12-12 02:21
고령화가 가속화돼 100세 시대에 접어들고 있으나 안정적인 노후를 위한 국민 개개인의 준비 상태는 전반적으로 미흡하고 노후생활에 대한 자신감도 형편없이 낮은 실정이다. 은퇴 이후를 제대로 준비할 여력이 없게 만드는 온갖 사정들을 감안하면 쉽지 않은 일이지만 가급적 빨리 구체적인 로드맵을 짜서 준비할 필요가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12년 기준 한국의 기대수명은 81.3세로 관련 수치가 있는 32개 회원국 중 13위를 차지했다. 우리나라 기대수명은 2006년 79.1세에서 2009년 80.4세, 2011년 81.0세, 2012년 81.3세로 해마다 꾸준히 늘고 있다. 1위 일본(83.2세)과의 차이는 1.9세에 불과하다.

그러나 기대수명이 빠르게 올라가는 것에 비해 노후 준비는 매우 부족하다.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금펀드 투자액 비중(2010년 기준)은 고작 4.0%로 OECD 최하위권이다. 노후 대비가 미흡하다보니 은퇴한 뒤에도 계속 일하는 경우가 많다. 2012년 기준 한국 남성의 유효 은퇴연령(실질적 은퇴 시점)은 평균 71.1세로 멕시코(72.3세)에 이어 OECD 2위다. 정년인 60세 이후에도 11.1년을 더 일한다는 것이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노후준비도를 수치화했더니 국내 비(非)은퇴 가구의 재무준비지수는 41.7이었다. 노후생활에 필요한 자금의 41.7%만 준비해 놓고 있다는 뜻이다. 또 비은퇴 가구가 예상하는 노후생활 필요 자금은 월평균 218만원인데 이들 가구의 현재 상태를 감안해 추산된 노후준비 자금 예상액은 월평균 91만원이다. 필요 자금에 127만원이나 부족한 것이다.

푸르덴셜생명의 노후 준비 관련 4개국 조사백서를 보면 노후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주는 ‘행복한 노후 신뢰지수’가 우리나라는 100점 만점에 20점으로 멕시코(57점) 미국(37점) 대만(33점)보다 훨씬 낮았다. 은퇴자들의 노후생활 만족도도 우리나라가 유난히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은퇴 전 기대를 감안해 현재 생활에 점수를 매겨달라는 질문에 미국 은퇴자는 B, 멕시코와 대만 은퇴자는 C등급을 준 반면 한국 은퇴자는 F등급을 매겼다,

백서는 “노후에 관한 한국인들의 정서는 2008년 금융위기 직후 미국의 은퇴 예정자들이 느꼈던 정서와 비견될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라며 “혁신적인 지원과 해결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