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정부와 부산사고대책본부 등에 따르면 침몰한 오룡호 수색작업을 이틀째 벌였지만 추가 구조자를 발견하지 못했다. 이 배에는 한국인 선원 11명 등 60명이 승선했으며 전날 한국인 선원 1명과 외국인 선원, 러시아 감독관 등 8명을 구조했으나 한국인 선원은 구조 후 저체온증으로 숨졌다.
구조자 가운데 의식을 회복한 러시아 감독관은 “선체가 45도 정도 기울어진 상황에서 구명뗏목을 터뜨리고 나서 바다로 뛰어들어 구명뗏목 위로 올라간 것까지만 기억하고 나머지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사조산업 측은 전했다.
수산업계와 실종자 가족들은 선령이 36년 된 노후 선박으로 무리하게 조업을 강행한 게 대형 참사를 불렀다고 지적하고 있다.
사조산업은 1978년 건조된 오룡호를 2010년 스페인 업체로부터 구입했다. 인수 전인 2003년 스페인 업체가 리모델링을 했지만 큰 구조 변경이나 개선 없이 낡은 시설을 교체하는 수준에 그쳤다.
한 트롤선 선주는 “선령 20년만 넘어도 환갑이 훨씬 넘었다고 보기 때문에 사고 위험이 높다”며 “낡은 선박은 어업 생산성이 떨어지다 보니 조업에 무리수를 둘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악천후에 무리하게 조업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침몰 당시 사고 해역에는 초속 20m 정도의 강풍이 불고 파도도 5∼6m로 높게 일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후 들어 기상 악화로 실종선원 수색·구조 작업이 중단됐다.
수색·구조 작업을 주관하는 극동 캄차카주 주도 페트로파블롭스크-캄차트스키 항만청 해양조정구조센터 관계자는 “어제와 오늘 수색 작업에서 모두 4척의 빈 구명보트만 발견했을 뿐 생존자는 찾지 못했다”며 “3일 오전 8시부터 수색·구조 작업을 재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출범한 국민안전처가 첫 시험대라 할 수 있는 이번 사고에 종전처럼 체계적인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안전처는 오룡호 사고가 일어난 전날 오후 10시 대책회의를 가졌으나 ‘피해 최소화를 위해 협조한다’는 원칙만 확인했다. 이후 하루가 지난 2일 오후 7시 ‘베링해 원양어선 침몰사고 지원체계 강화’라는 원론적인 내용의 보도자료를 냈다.
한편 사고 해역에서는 4척의 선박이 수색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러시아와 사조산업 측 어선 등 6척의 선박이 추가로 사고 해역에 도착했다.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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