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재출항 신종균號 ‘선택과 집중’으로 승부수

입력 2014-12-03 03:26

신종균 삼성전자 IT·모바일(IM)부문 사장이 재신임을 받으면서 내년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이 어떻게 변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신 사장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준 것은 실적으로 명예를 회복하라는 강력한 주문이기 때문이다. 올해와는 다른 큰 변화가 예상된다.

하지만 예전처럼 전폭적인 지원을 바라기는 힘든 상황이다. 당장 조직 축소 및 인력 감축이 불가피하다.

삼성전자는 2일 무선사업부 광소재사업팀에서 맡던 광소재 사업을 미국 코닝사에 매각한다고 밝혔다. 광섬유, 광케이블 등을 생산하는 구미 소재 공장과 중국 하이난성에 위치한 생산법인(SEHF) 등 광소재와 관련된 사업 전체를 매각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무선사업부의 핵심 역량 강화를 위해 선택과 집중을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IM부문은 사장이 7명에서 3명으로 줄었다. 무선사업부 인력 재배치도 거론된다. 미디어솔루션센터(MSC)도 어떤 식으로든 개편이 될 전망이다. 내년도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의 구체적인 청사진은 이번 주 안에 있을 임원 인사와 다음 주로 예정된 조직 개편이 완료되면 좀 더 가시화될 전망이다.

신 사장 입장에서는 내년 상반기에 나올 갤럭시S6에 모든 것을 쏟아부을 수밖에 없다. 갤럭시S 시리즈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중에 판매량 비중이 가장 높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6를 코드명 ‘프로젝트 제로(0)’라고 명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에는 알파벳을 활용했다. 갤럭시S5는 ‘프로젝트 K’, 갤럭시 노트4는 ‘프로젝트 T’였다. 갤럭시S6는 모든 것을 원점에서 새롭게 출발한다는 의미다. 구체적인 사양이 공개되진 않았지만 64비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와 QHD 디스플레이, 메탈 프레임을 적용한 디자인 등의 사양을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의 종류도 줄이기로 했다. 영미권을 기준으로 삼성전자는 한 해 50여종의 스마트폰을 내놓고 있는데, 현재보다 30%가량 제품 수를 줄인다는 방침이다. 프리미엄 제품은 갤럭시 노트와 갤럭시 S시리즈가 그대로 유지된다. 중저가 라인은 A3, A5, A7 등 A시리즈로 정리할 가능성이 높다. 현지 사업자가 원하는 특화 모델은 세 가지 제품을 기본으로 변형하는 형태로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제품 수가 많으면 매출을 올리는 데는 유리하지만 수익성은 떨어질 수 있다. 반대로 제품 수를 줄이면 이익은 늘지만 매출에는 큰 도움이 안 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매출과 이익 모두를 극대화할 수 있는 균형점을 찾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마트폰 사업 외에 사물인터넷(IoT)도 본격화할 가능성이 높다. 기어 시리즈로 대표되는 웨어러블 기기 분야에서도 속도를 더 낼 전망이다. IoT의 경우 가전제품과 연동이 중요하기 때문에 소비자가전(CE)부문과의 협업이 필수적이다. IM부문과 CE부문 중 한쪽이 사업을 주도하는 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