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동교회(이성희 목사)는 2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교회 본당에서 ‘한국교회 그 개혁성,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주제로 창립 120주년기념 학술세미나를 열었다. 참석자들은 “연동교회 믿음의 선배들이 추구한 ‘작고 소외된 이웃과 동행하는 교회’ ‘민족의 문화와 교육을 존중·선도하는 교회’의 모습에서 한국교회가 향후 나아가야 할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연동교회의 120년 역사를 조명한 장로회신학대 임희국(교회사) 교수는 “그래함 리 선교사와 서상륜 조사가 1894년 현재의 위치에 초가 한 채를 매입해 개척한 연동교회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 한 형제’라는 정신 아래 개척 후 10년 간 양반과 천민을 구분 없이 아우르며 전통 신분질서 혁파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이어 “1904년 8월에는 ‘교육협회’를 창립해 ‘정치적 부정부패 해소’와 ‘국민주권과 입헌정치’의 중요성을 알리며 국민계몽에 앞장섰다”며 “여성의 사회참여와 인권신장을 강조했고, 그 결과 연동교회 여성 성도들은 1919년 3·1운동 직후 ‘대한민국애국부인회’를 결성해 독립운동에 동참했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이런 신앙정신은 교회의 유산으로 남아 1970∼80년대에는 연동교회 청년들이 독재정치의 종식과 민주화를 위한 운동에 참여하는 데 영향을 끼쳤다”고 덧붙였다.
임 교수는 또 “1907년 5월 연동교회는 주일 오후 어린이들이 성경을 배우고 찬송을 부르는 모임인 ‘소아회’를 조직했다”며 “이는 최초의 주일학교로 이때부터 그림 성경이야기를 시청각 교재로 사용했으며 어린이 전도에 힘썼고, ‘세계주일학교연합회’와 교류·협력하며 에큐메니컬 정신을 구현했다”고 말했다.
‘한국교회의 개혁을 위한 미래 준비하기’를 제목으로 발표한 장신대 임성빈(기독교와 문화) 교수는 “연동교회 120년의 역사를 보면 한국교회는 20세기 후반까지 근대화와 민주화, 환경과 인권, 통일운동 등 사회 발전에 많은 공헌을 했지만 21세기에 들어와 그 평판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그 원인으로 복음의 핵심인 십자가·부활 신학의 부재와 기복적 번영신학의 범람, 세속화를 꼽을 수 있다”며 “21세기 문화는 세계화와 포스트모더니즘, 정보화 등의 특징을 나타내며 변화하고 있는데 교회는 여기에 적응하지 못하고 도태해 있다”고 지적했다.
임 교수는 “한국교회의 개혁과제는 먼저 복음 위에 우리의 신앙과 삶을 세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를 바탕으로 급변하는 사회를 이해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인문·사회·자연과학과 교류해야 한다”며 “크리스천으로 사회 각각의 영역에서 활약하는 학자들이 그 자리에서 제사장적 청지기 역할을 감당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성희 목사는 인사말에서 “역사 속에서 연동교회는 많은 영혼을 구원하는 영성적 기능과 사회에 대해 바른 소리를 내는 예언자적 기능을 균형 있게 수행해 왔다”며 “대를 이어온 교회의 사명을 앞으로도 잘 감당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
창립 120주년 맞은 연동교회 “믿음 선배들 본받아 이웃과 동행하는 교회로”
입력 2014-12-03 0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