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된 이웃 생각에 강추위도 잊었어요”

입력 2014-12-03 02:52
노웅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오른쪽 네 번째)과 좋은이웃들봉사단 회원들이 2일 우리마포복지관에서 ‘2014 사랑의 김장 나누기’ 행사에 참여해 김치를 담그고 있다. 서영희 기자

“밖에서 해야 김장하는 맛이 나지.”

2일 서울 마포구 우리마포복지관 지하 1층 야외광장. 점심식사를 마친 마포구 ‘좋은이웃들봉사단’ 회원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광장엔 오전 10시부터 물로 깨끗이 씻어 놨던 절임배추 700포기가 수북이 쌓여 있었다. 50대 이상 주부로 구성된 봉사단 회원들은 코끝이 빨개지는 추위도 잊은 채 김장을 담그러 광장으로 나섰다.

국민일보와 농협중앙회가 후원하는 ‘2014 사랑의 김장 나누기’ 다섯 번째 행사가 이날 우리마포복지관에서 열렸다. 좋은이웃들봉사단 회원 22명과 마포구 사회복지협의회 직원 5명, 서울 마포구갑 노웅래 의원실 6명 등 모두 33명이 참가해 김장을 담갔다.

오후 1시 기온은 영하 4도를 기록했지만 날선 바람 탓에 체감온도는 영하 10도에 달했다. 모두 목도리와 털모자로 중무장을 했다. 찬바람이 불면 김치를 담기 위해 광장 한쪽에 쌓아둔 스티로폼 상자가 수시로 무너졌다.

그러나 봉사자들의 손놀림은 분주했다. ‘ㄷ’ 자로 놓인 테이블 위로 절임배추와 김장 양념이 끊임없이 올라갔다. 자원봉사자 박선순(67·여)씨는 “봉사활동 해온 게 어느덧 30년 가까이 됐다”며 “시부모, 시동생 등 아홉 식구가 함께 모여 19년을 살면서 애들을 키웠다. 이제 봉사활동으로 ‘제2의 인생’을 살기로 했다”고 말했다. 옆에서 배추상자를 나르던 김진희(33) 마포구 사회복지협의회 과장은 “회원 대부분이 봉사활동을 20∼30년 해 오신 베테랑”이라고 귀띔했다.

박씨와 ‘자원봉사 동기’라는 손정숙(68·여)씨 역시 어려운 이웃을 위한 작은 일부터 시작해 봉사의 길을 걸어온 경우였다. 그는 “오늘은 추우니까 ‘동기’가 단단히 입고 오라고 했다. 내복도 두 겹이나 껴입었다”면서 “봉사활동은 30년 전부터 꾸준히 해왔는데, 그냥 좋으니까 하는 것”이라며 웃었다.

임만수 마포구 사회복지협의회장은 “요즘 복지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기부 문화도 확산되고 있다”며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으로 소외계층에 더욱 따뜻한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사랑의 김장 나누기 행사는 2008년부터 매년 열리고 있다. 지난달 18일 서울 성동구 옥수중앙교회를 시작으로 이날까지 모두 5곳에서 진행됐다. 김치는 소년소녀가장과 독거노인, 사각지대의 소외계층에 전달된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