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해역을 항해하던 사조산업 소속 원양어선이 침몰했다. 총 60명이 탑승해 있었고 이 중 한국인 1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세월호가 침몰한 지 8개월도 지나지 않아 또다시 대형 선박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1일 사조산업과 해양수산부 등에 따르면 사조산업 소속 1753t급 명태잡이 원양어선 ‘501오룡호’가 이날 오후 2시20분쯤(현지시간) 러시아 서베링해를 운항하다 좌초해 침몰했다. 잡은 물고기를 보관해 두는 저장소인 어창에 바닷물이 유입되면서 선체가 기운 것으로 나타났다. 어창에 바닷물이 들어온 원인에 대해선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배가 서서히 바닷속으로 가라앉자 일부 선원들은 급히 배를 빠져나갔지만 대부분은 배에 갇힌 것으로 전해진다.
이 배에는 한국인 11명, 러시아 국경수비대 소속 감독관 1명, 필리핀인 13명, 인도네시아인 35명 등 총 60명이 타고 있었다. 인근에서 피항 중이던 준성5호가 조난 상황을 선박무전기(VHF)를 통해 수신, 인근 러시아 어선에 구조를 요청했고 외국인 7명이 구조됐다. 우리 정부는 국가안전처에서 상황을 접수한 뒤 러시아 정부에 구조를 요청했다. 현재 한국 합작어선 2척(성경수산 캐롤리나77, 사조오양 다잘리나 안또)과 러시아 어선 1척(펠리잘)이 나머지 52명에 대한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기상 악화로 구조작업이 더뎌 사망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수부 관계자는 “현지에서 구조를 시도하고 있지만 기상상태가 좋지 않아 구조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오룡호는 선령 36년된 명태잡이 어선으로 지난 7월 10일 출항했다.
정부는 사고가 발생한 지 3시간이 지난 오후 5시20분쯤 해수부 해양정책실장 주재로 사고대책 1차회의를 열고 원양협회와 선사에 사고대책본부를 꾸릴 것을 지시했다. 외교부는 주블라디보스토크 총영사관 등 현지 우리 공관을 통해 선원 구조작업을 신속히 진행해 달라고 요청했다. 정부는 외교부를 주축으로 해수부, 안전처 등 관계기관 합동으로 ‘501오룡호 사고대책본부’를 구성하고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사조산업은 베링해에서 조업 중인 어선 모두를 사고해역 주변으로 이동, 구조작업에 동참하라고 지시했고, 부산 사무소에 사고종합상황실을 설치하는 등 사고 수습에 나섰다.
2010년 12월에도 뉴질랜드 남쪽 남극 해역에서 부산선적 메로잡이 원양어선이 침몰해 5명이 숨지고 17명이 실종된 바 있다.
세종=이용상 윤성민 기자, 김현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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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명 탑승 사조산업 원양어선 침몰
입력 2014-12-02 03:04 수정 2014-12-02 04: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