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임금 상승률이 6분기 연속 떨어졌다. 올해 3분기 평균 실질임금 상승률은 0.08%에 그쳤고, 고용형태별로 나눠보면 상용직과 일용직은 오히려 마이너스 신세다. 정부의 경기 부양책에도 소비가 살아나지 못하는 이유다.
1일 한국은행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상용근로자 5인 이상 사업체의 근로자 1인당 실질임금은 월평균 295만8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94만8552원)에 비해 2248원 늘었다. 0.08% 증가한 것으로, 2011년 4분기(-2.4%)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실질임금은 명목임금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분을 반영해 산출한 것으로 근로자의 실질적 구매력을 나타낸다. 실질임금 상승률이 떨어지면 가계 소비는 위축될 수밖에 없다.
상용직과 일용직을 따로 떼 보면 상황은 더 심각하다. 3분기 상용직 실질임금은 1인당 평균 312만1213원으로 지난해보다 0.2% 감소했다. 임시직은 125만44원으로 2.8% 줄었다. 심지어 임시직은 명목임금마저 1년 전보다 1.5% 줄었다.
상용직 실질임금 감소는 기업들이 성과급과 상여금 등 특별급여를 크게 줄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질임금 기준 특별급여는 3분기 월평균 50만6672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1% 감소했다. 감소 폭이 2분기(-10.7%)보다 커졌다.
기업들이 어렵다는 이유로 월급 올려주길 꺼리면서 최근 근로자들은 일한 만큼 대우를 못 받고 있는 셈이다. 2008∼2013년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은 연평균 3.2%, 노동생산성은 3.0% 늘었지만 근로자 실질임금은 1.3% 증가하는 데 그쳤다.
박은애 기자 limitless@kmib.co.kr
꽉 닫힌 지갑 이유 있었네… 실질임금 상승률 0%대, 임시직은 마이너스
입력 2014-12-02 02: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