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계양구에서 폐지를 수집해 근근히 살고 있는 김효순(79) 할머니의 얼굴에 1일 웃음꽃이 활짝 폈다. 기독교사회적기업지원센터의 초청으로 이날 서울에 온 김 할머니는 두 손으로 쌀 현미 미역 멸치 유과 다시마 등 먹거리가 가득한 커다란 선물상자를 안고 있었다. 그는 “실버자원협동조합 선생님이 오자고 해서 따라왔는데 이런 큰 선물을 받아서 너무 고맙고 미안하다”며 연신 감사의 뜻을 표했다.
기독교사회적기업지원센터는 이날 서울 강북구 인수봉로 한신대 신학대학원에서 ‘사회적기업과 함께하는 몰래산타 발대식’을 열었다. 행사에 참여한 60여명의 목회자들은 산타 옷을 입고 쪽방주민과 노숙인 등 소외된 이웃에게 선물상자를 하나씩 전달했다. 행사는 성탄절 어려운 이웃들에게 사회적기업의 제품을 선물하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발대식은 이웃들과 함께 성탄감사예배를 드리는 것으로 시작됐다. 기도를 맡은 공능교회 이도형 목사는 “이웃에게 십자가의 사랑을 베푸는 아름다운 물결이 이 행사를 통해 전국 방방곡곡에 퍼질 수 있도록 인도해 달라”고 간구했다.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장 황용대 목사는 ‘몰래 찾는 동방박사의 선물’이라는 제목의 설교에서 “정말 어려운 곳, 도움이 필요한 곳에 예수님이 계신다”며 “우리가 좋은 물건을 어려운 사람에게 무작정 나눠주는 것이 아니라 이들을 사랑하고 돌보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예수님처럼 더 낮은 모습으로 정성을 다해 이웃과 선물을 나누자”고 강조했다.
발대식을 시작으로 행사에 참여한 30여개의 교회와 단체는 센터가 마련한 선물세트로 성탄절까지 각자 어려운 이웃을 찾아가 선물을 나눠준다. 기독교사회적기업지원센터 운영위원장 이승열 목사는 “이웃과 작은 선물을 나누는 것이 하나님의 나라를 만들어 가는 가장 중요한 사역”이라며 “선물에 하나님의 향기와 하나님의 능력이 함께해 이웃에게 생명의 풍성함을 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진삼열 기자 samuel@kmib.co.kr
사회적기업과 함께하는 ‘몰래산타’ 떴다
입력 2014-12-02 0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