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의 고모 김경희(68)가 뇌졸중으로 사망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아직 살아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스탠스다.
CNN은 30일(현지시간) 강성산 전 북한 총리 사위인 탈북자 강명도 경민대 교수의 발언을 인용해 ‘김경희 사망설’을 전했다. 강 교수는 “김경희가 남편 장성택이 처형되고 며칠 뒤 김 제1비서와 통화하던 중 세 번째 뇌졸중을 겪었다”며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곧바로 숨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경희 사망은 장성택 처형 이후 불과 며칠 뒤에 발생했다”며 “북한 당국은 주민들이 두 사람의 사망을 결부시키지 않도록 하기 위해 발표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지난해 12월 13일 “전날 국가내란음모죄 혐의로 장성택을 처형했다”고 발표했었다. 이후 김경희의 신병 문제를 둘러싸고 지난 10월부터 심장병 위독설, 처형 후 자살설 등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CNN은 강 교수 주장에 대해 ‘검증할 수 없다’ ‘확인하기 어렵다’ 등의 반응을 함께 보도했다.
그러나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신뢰할 만한 정보에 의하면 김경희는 올해 하반기 건강이 극도로 악화돼 말도 못하고 침대에 하루 종일 누워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오래 생존하기 힘든 상황이긴 하지만 죽지는 않았다는 반박이다. 북한이 ‘백두혈통’의 부고를 발표치 않을 이유가 없다는 주장도 생존설을 뒷받침한다. 정부 관계자는 “사망을 입증할 근거가 없다”고 했다.
‘장성택 처형 1주년’을 앞두고 북한에서는 측근에 대한 숙청 등 ‘변절 단속’ 작업이 한창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신문은 1일 김 제1비서의 지난해 11월 양강도 삼지연 방문을 거론하며 “혁명적 원칙을 내팽개치고 배신의 길로 굴러 떨어진 신념이 떨떨한 자들도 나타났다”고 했다. ‘11월, 삼지연’이란 김 제1비서, 최룡해 당 비서 등이 숙청을 모의한 시기, 장소를 뜻하기 때문에 ‘장성택 세력’을 지목한 것이란 분석이다.
유동근 기자 dkyoo@kmib.co.kr
김경희 죽었나 살았나
입력 2014-12-02 0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