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해외 직구 ‘어글리 코리안’… 업체들 “한국인에 안 팔아!”

입력 2014-12-02 02:28

[친절한 쿡기자] ‘한국 사람의 적은 한국사람’인가요? 몇몇 염치없는 직구족(해외 상품을 현지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구입하는 사람)들로 인해 애꿎은 우리 네티즌들이 ‘어글리 코리안’으로 몰리고 있습니다. 피해도 만만치 않습니다.

11월 마지막 금요일 미국 연중 최대의 세일이 진행되는 ‘블랙 프라이데이’가 끝났습니다. 올해도 그 기세가 대단했습니다. 한국 직구족들도 대거 동참했고요.

블랙 프라이데이가 끝이 아닙니다. 1일 미국 온라인 쇼핑몰을 중심으로 ‘사이버 먼데이’ 행사가 진행됐습니다. 사이버 먼데이는 추수감사절 직후 직장인들이 인터넷으로 물건을 사는 날을 일컫습니다. 영국을 비롯한 유럽에서 진행하는 ‘박싱데이’도 남아 있습니다. 12월 26일입니다. 봉건시대 영주들이 상자에 선물을 담아 농노에게 베풀었던 전통에서 유래했는데, 백화점이나 쇼핑몰에서 대규모 세일 행사를 합니다.

대규모 세일 행사가 진행되는 와중에 불쾌한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소비자 불만 처리에 발 빠른 외국 기업들의 특징을 악용하는 얌체족이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사은품만 챙기고 무료 환불을 요구하거나 배송 확인이 쉽지 않다는 점을 노려 ‘물건이 안 왔으니 다시 보내라’고 떼를 쓰는 사람들이 있다고 하네요.

상황이 이쯤 되니 해외 업체들의 한국 소비자들에 대한 반감이 팽배해졌다고 합니다. 최근에는 초강수를 두는 업체마저 생겨났습니다. ‘한국 사람들에겐 물건을 팔지 않겠다’고 나선 겁니다. 한 사이트는 ‘어글리 코리안’이라는 단어를 거론하며 ‘무리한 요구를 하는 한국 사람들 자중하라’는 낯 뜨거운 안내문도 내 걸었습니다.

핸드메이드 화장품 브랜드 ‘러시(LUSH)’ 영국 본사는 배송이 안 됐다며 물건을 하나 더 보내라는 얌체 한국 직구족을 상대하기 위해 결단을 내렸습니다. 한국인들에게는 배송 추적이 되지 않는 값싼 ‘로열 메일’ 대신 비싸지만 추적이 가능한 ‘UPS’ 배송을 택하게 한 것입니다. LUSH 영국 본사는 1일 “로열 메일을 악용해 환불이나 재배송 요구를 하는 분실률이 한국에서 가장 높다”면서 “UPS 배송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말했습니다.

피해는 고스란히 다른 한국 직구족이 받게 됐습니다. UPS를 이용하려면 로열 메일보다 무려 6만원이나 더 내야하기 때문입니다. 이렇다면 값싼 해외 직구를 할 필요조차 없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사실 이 정도면 얌체를 넘어 사기 수준입니다. 정직하고 선량한 대다수 네티즌과 나아가 우리 국가 이미지마저 깎아내리다니, 창피한 줄 아셨으면 좋겠습니다.

민수미 기자 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