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정윤회 문건’ 파문] 의혹 열쇠 박경정 “난 아니다” 되풀이

입력 2014-12-02 02:29 수정 2014-12-02 09:53
정윤회씨 ‘국정개입 의혹’ 문건의 작성자 박모 경정이 1일 오전 근무지인 서울의 한 경찰서로 출근했다가 다시 휴가를 내고 돌아가고 있다. 이동희 기자

정윤회씨 ‘국정개입 의혹’ 문건 작성자로 알려진 박모 경정이 문건 유출 의혹을 재차 부인하고 다시 휴가에 들어갔다. 박 경정은 1일 오전 7시쯤 정보과장으로 재직 중인 서울의 한 경찰서로 출근하면서 기자들에게 “나는 문건을 유출한 사실이 없다”고 강조했다.

청와대에서 문건을 도난당한 적이 있다고 박 경정이 말했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선 “여러 말이 보도됐는데 내가 한 말은 아니다”며 대답을 피했다. 정장 차림에 얼굴이 굳은 채 “더 이상 드릴 말씀이 없다”면서 “성실하게 검찰 수사를 받겠다”고 했다.

그는 문건 보도 하루 전인 27일부터 28일까지 휴가를 냈다. 29일 오전에는 과장급 티타임에 참석하려고 경찰서에 나왔다가 취재진을 만나자 돌아갔다. 이날 출근한 박 경정은 다시 8일까지 이틀간 휴가를 내고 오전 9시쯤 사무실을 떠났다. 그는 “잘못한 것도 없고 떳떳해서 출근했지만 다른 직원들이 업무에 차질을 빚을 것 같아 고민하다 휴가를 냈다”고 말했다.



청와대가 박 경정을 공공기록물관리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수사를 의뢰한 상황에서 서울경찰청은 어떤 진상조사나 감찰 활동도 벌이지 않기로 결정했다. 통상 일선 경찰관이 고소·고발될 경우 업무에서 배제하고 자체 감찰을 했던 것과는 다른 대응이다. 구은수 서울경찰청장은 기자간담회에서 “검찰 수사에 앞서 진상 파악을 하는 건 의미가 없다”며 “(박 경정 등) 직원들 이야기만 믿고 섣불리 사건 실체를 단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서울경찰청은 박 경정과 문서 유출 장소 중 한 곳으로 지목됐던 정보1과 정보1분실에 대해서도 공식적인 조사를 하지 않았다.

강창욱 양민철 기자 kcw@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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