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해외 직구 열풍보다 逆직구 걸림돌이 더 문제다

입력 2014-12-02 02:15
해외 직접구매(직구) 열풍이 거세다. ‘유통의 탈국경화’가 확산되면서 그 영향력이 직구 폭증으로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한 주간 미국의 블랙 프라이데이를 뜨겁게 달군 한 축이 한국 소비자들이었다는 사실은 직구가 소비의 국경을 무너뜨린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이제 직구는 특정 제품을 선호하는 젊은층의 전유물이 아니라 일상적인 쇼핑문화가 되고 있다. 국내 소비자의 직구 금액은 지난해 1조1000억원에서 올해 2조원이 넘을 만큼 급성장하고 있다. 반면 외국 소비자들이 국내 제품을 구입하는 역직구는 지난해 3700억원에 그쳤다.

직구와 역직구 규모가 이렇게 차이가 난다는 것은 우리 돈이 그만큼 해외로 많이 빠져나가는 동시에 국내 산업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의미다. 내수 부진으로 인한 경기 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임을 감안할 때 외국 소비자들을 많이 끌어들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특히 중국 소비자 공략을 위한 특단의 대책이 요구된다. 중국전자상거래연구센터에 따르면 중국 소비자의 해외 직구 금액은 2013년 13조원대였지만 올해 27조원, 2016년 106조원, 2018년 400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대형마트 상위 업체의 연간 매출액이 10조원을 조금 넘는 것을 감안하면 얼마나 큰 규모인지 짐작할 수 있다.

외국 소비자를 유인하기 위해서는 한류 분위기를 지속적으로 확산시키는 동시에 금융 부문을 중심으로 한 규제를 시급히 풀어야 한다. ‘천송이 코트’ 논란 이후 해외 결제 시스템 간소화 및 편의성 확보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음에도 정부는 여전히 ‘검토 중’이란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해외 유명 제품의 병행수입을 크게 확대해 국내 소비자의 선택권도 넓혀야 한다. 한국무역협회나 코트라 등의 해외 바이어 정보를 국내 역직구 업체들이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마련돼야겠다. 국내 소비자를 봉으로 아는 국내 제조 및 유통·수입 업체의 인식도 크게 바뀌어야 한다. 더 우수한 제품을 값싸게 사는데 망설일 소비자는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