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의 대표적 재계 단체인 전국경제인연합회와 게이단렌(經團連·경제단체연합회)이 7년 만에 한·일 재계회의를 열고 산업 협력을 통한 양국 관계 증진을 다짐했다.
두 단체는 1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허창수 전경련 회장, 사카키바라 사다유키 게이단렌 회장 등 양국 경제계의 최고위 인사 45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24회 한·일 재계회의를 열었다. 2007년 11월 도쿄에서 열린 23회 재계회의 이후 양국 관계 악화로 중단된 지 7년 만에 열린 회의다.
허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아시아 경제통합, 나아가 글로벌 경제에서 ‘퀀텀 점프’를 하기 위해서는 한·일 양국이 더욱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카키바라 회장도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경제체제 강화와 양국 기업 간 새로운 산업분야 협력 강화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회의에서 전경련과 게이단렌은 아시아경제통합, 미래산업 분야에서의 협력, 한·일 수교 50주년 기념사업 준비 등 폭넓은 분야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엄치성 전경련 국제본부장은 “미래의 양국 협력은 자원 공동개발, 금융, 관광·서비스, 환경 등 기존과 다른 분야에서도 이뤄져야 한다는 견해가 비중 있게 다뤄졌다”고 회의 결과를 설명했다.
사카키바라 회장과 허 회장 등 두 단체 대표단은 오후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예방했다. 박 대통령은 “내년은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을 맞는 뜻 깊은 해”라며 “양국이 과거사의 상처를 치유하고 새로운 미래를 향해서 함께 출발하는 원년을 만들 수 있도록 기업인 여러분의 각별한 관심과 노력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취임 후 일본 재계 인사를 접견한 것은 처음이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
“악화된 韓日관계 산업협력으로 풀자”
입력 2014-12-02 02: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