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웹툰, 1조원 규모 美시장에 진출한다

입력 2014-12-02 02:11
웹툰이 미국 시장에 진출한다. 한국 웹툰을 시장 규모 1조원으로 추정되는 미국 만화시장으로 데려다줄 파트너는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온라인 미디어 허핑턴포스트다.

‘미생’의 윤태호, ‘열혈강호’의 전극진, ‘스틸레인’의 양우석 등 대표 웹툰 작가 15명이 결성한 작가조합 투니온은 내년 상반기 미국을 시작으로 영어권 국가들에 웹툰 서비스를 개시한다고 1일 밝혔다. 이성욱 투니온 대표는 “미국에서 웹툰 서비스를 선보이는 것은 웹툰의 세계화, 웹툰 한류를 위한 새로운 도전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웹툰은 인터넷과 모바일에 특화된 한국 고유의 만화 장르로 발전했으며, 일찍부터 세계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문화 콘텐츠로 지목돼 왔다.

투니온은 허핑턴포스트에 소속 작가들의 웹툰을 게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 대표는 “연재 방식과 작품을 놓고 허핑턴포스트 측과 협의를 진행 중”이라며 “웹툰이 이번 서비스를 통해 서구인들에게도 매력적인 문화상품으로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허핑턴포스트는 인터넷 마케팅조사 전문사인 컴스코어 집계 기준으로 지난 8월 한 달 방문자 수가 1억명에 이르는 대표적인 영어권 뉴스 미디어다.

윤태호 등 웹툰 작가 15명은 지난달 25일 자본금을 직접 출자해 투니온 주주총회를 가졌다. 미국 마블과 손잡고 ‘어벤져스’를 한국형 웹툰 형식으로 개작한 ‘어벤져스: 일렉트릭 레인’의 작가 고영훈, 일본에서 ‘베리타스’를 연재했던 김동훈 등 해외시장 경험이 있는 작가들이 참여했다. 이들이 다루는 장르도 액션부터 에세이, 순정물까지 다양하다.

투니온은 외국에 한국 웹툰을 배급하는 글로벌 웹툰 서비스 회사 롤링스토리 설립도 추진하고 있다. 윤태호 작가는 “작가들에게 매니지먼트가 필요하다는 사실은 분명하지만 작가들의 무지를 이용한 악의적인 계약도 종종 있었다”며 작가조합을 결성한 이유를 설명했다. 양우석 작가도 “작가들 입장에서 주주로 참여하면 더 책임의식을 가질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웹툰의 세계 진출은 아직 초보적인 단계라는 평가다. NHN엔터테인먼트가 ‘코미코’ 서비스를 통해 일본과 대만 등에서 웹툰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으나 영어권 진출은 본격화되지 않았다. 일본 만화(망가)를 제외하고는 외국 만화가 북미 시장에 제대로 진출한 사례도 없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