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러시아월드컵과 2022 카타르월드컵 유치 과정에서 빚어진 비리 의혹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진실을 덮으려는 국제축구연맹(FIFA)의 시도에 영국 언론이 폭로하는 양상이다.
영국 주간지 선데이타임스가 1일(한국시간) 영국 하원 문화미디어스포츠위원회에 제출한 문건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018 러시아월드컵 유치를 위한 로비를 진두지휘했고 카타르는 천연가스를 압력수단으로 이용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 영국은 개최권 획득을 위해 전직 정보부 요원까지 동원하면서 한국과는 서로 밀어주기로 뒷거래를 했다는 것이다.
문건은 2010년 12월 실시한 2018년과 2022년 월드컵 개최국 선정 투표에서 푸틴은 표를 모으기 위해 제프 블래터 FIFA 회장을 로비스트로 활용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미셸 플라티니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의 환심을 사기 위해 피카소 작품 한 점을 선물했지만 플라티니는 이를 강력히 부인했다고 선데이타임스는 전했다.
이 문건은 러시아와 카타르가 2018년, 2022년 월드컵 개최권을 나눠 갖기 위해 개최국 선정 투표에서 서로에게 표를 밀어줬다고 지적했다. 또 2018 월드컵 유치에 나섰던 영국은 개최권을 놓고 경합을 벌인 경쟁국을 감시하고, 유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정보기관인 M16의 전직 요원들과 대사관 직원들을 동원해 첩보활동을 펼친 것으로 드러났다.
문건에서 제기된 의혹들은 선데이타임스가 취재한 내용과 영국유치위원회 측이 정보수집 과정에서 입수한 내용으로 영국 의회에 정식으로 보고되면서 추가 조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영국 신문 인디펜던트는 한국과 영국이 2018년 월드컵과 2022년 월드컵에서 서로 밀어주기로 합의했고 정몽준 FIFA 부회장은 데이비드 카메론 영국 총리와도 만나 이를 약속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잉글랜드는 이 약속을 지켰지만 한국은 배신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하지만 블래터 회장은 이날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창립 60주년 기념행사에서 “세간에 떠도는 온갖 이야기들을 입에 담는 인물들은 축구계에서 벌어지는 일과 전혀 관련이 없는 사람들일 뿐”이라며 “2022년 월드컵은 카타르에서 열린다”고 일축했다.
서완석 국장기자
월드컵 유치 과정 비리의혹 속출에도… 블래터 “2022대회 카타르 개최 불변”
입력 2014-12-02 02: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