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의 진리에는 몇 가지 역설이 있습니다. 첫째는 죽어야 산다는 것이고, 둘째는 낮아져야 높아지는 것이며, 셋째는 약할 때 강해진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인간을 창조하실 때 질그릇으로 만드셨습니다. 고린도후서 4장 7절에 “우리가 이 보배를 질그릇에 가졌으니 이는 심히 큰 능력은 하나님께 있고 우리에게 있지 아니함을 알게 하려 함이라”고 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아담을 흙으로 만드시고 그 코에 생기를 넣어 주셔서 생령이 되게 하셨습니다(창 2:7). 그리고 하와는 아담의 갈비뼈로 만드셨습니다. 질그릇은 부서지기 쉽고 뼈는 부러지기 쉽습니다. 그래서 영국 작가 셰익스피어는 “인간은 하나님의 작품 중 최고의 걸작이면서 동시에 가장 나약한 존재”라고 했습니다.
오늘날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나약함으로 인하여 절망과 좌절을 겪습니다. 그러나 인간은 원래 약하게 만들어졌기 때문에 약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정상이고, 강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교만과 착각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우리 인간의 약함을 통하여 큰 역사를 이루십니다. 약한 자를 들어 강한 자를 부끄럽게 하시고 하나님의 능력과 영광이 나타나도록 만드신 것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우리 인간의 약함을 들어 강한 것을 이기게 하시는 전문가라 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역사를 살펴보면 역사의 향배를 결정한 큰 사건들이 강한 사람들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약한 환경에 처한 사람들에 의해 이루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마르틴 루터는 1517년 로마 가톨릭의 잘못을 지적했다가 공민권을 박탈당하고 죽이려는 원수들의 눈을 피해 도망가던 중 발트부르크성에 숨어 책을 번역했습니다. 그 책이 바로 최초로 독일어로 번역된 성경입니다. 그래서 최초의 외국어 성경은 여행을 떠나 자유로운 상태에서 시간이 주어진 가운데 번역된 것이 아니라 숨어서 지낼 때 번역된 것입니다.
또 존 칼뱅은 그의 명저 ‘기독교강요’를 심신이 어려운 가운데 썼습니다. 당시 칼뱅은 ‘움직이는 병원’이라고 불릴 만큼 몸이 매우 약한 사람이었으며, 목회하고 있는 교회는 계속해서 칼뱅의 가르침에 반대하는 분위기가 팽배했습니다. 그 안에서 진리를 제대로 변증하기 위해 쓴 것이 바로 기독교강요입니다. 하나님께서는 가장 약한 육체를 가진 사람을 통해서 하나님의 깊은 진리의 책을 쓰도록 하셨던 것입니다. 베토벤은 귀머거리가 되었을 때 가장 훌륭한 작품을 완성하였고,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은 소아마비였지만 국민의 추앙을 받아 4선 연임의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오늘 9절 말씀을 보면 바울 사도는 육체의 가시 때문에 세 번 기도했지만 하나님의 응답도 세 번 다 똑같이 “나에게 이르시기를 내 은혜가 네게 족하도다 이는 내 능력이 약한 데서 온전하여짐이라 하신지라 그러므로 도리어 크게 기뻐함으로 나의 여러 약한 것들에 대하여 자랑하리니 이는 그리스도의 능력이 내게 머물게 하려 함이라”고 하고 있습니다. 우리 크리스천은 육체적 약함이 있을 때 우리보다 강하신 전능자 하나님께 기도하고 겸손하게 행동하며 자신의 신앙과 인격을 훈련하므로 보다 성숙한 신앙으로 그리스도의 능력이 우리 안에 항상 머무르게 해야 할 것입니다.
박형휘 목사(서울 성현교회)
[오늘의 설교] 약할 때가 강하다
입력 2014-12-02 0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