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SK+외환 중위권 카드사로 ‘껑충’

입력 2014-12-01 03:44

하나SK카드와 외환카드를 통합한 ‘하나카드’가 1일 출범한다. 하위권이었던 두 카드사가 합쳐 중위권으로 뛰어오르는 만큼 카드업계의 중위권 다툼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또 시너지를 통해 고착화된 카드업계 순위 변동을 가져올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3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하나SK카드와 외환카드를 합병한 하나카드 출범식이 1일 서울 다동 하나카드 본사에서 열린다. 자산 6조원, 시장점유율 8%대 중위권 카드사로 새롭게 태어나는 자리다. 초대 하나카드 사장은 현 하나SK카드 정해붕 사장이 맡았다. 이로써 1978년 국내 은행 최초로 신용카드 업무를 시작한 외환카드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하나그룹 관계자는 “현재 8% 초반에 머물고 있는 시장점유율을 단기간에 10%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또 합병 3년 후 시너지에 따른 이익이 870억원 늘어나고 비용은 350억원 감소해 연간 최소 1200억원 시너지 순이익이 날 것으로 기대했다.

하나카드의 등장으로 중위권은 혼전 양상이다. 현재 카드업계는 신한카드가 23% 내외 시장점유율로 1위를 지키고 있다. 삼성·현대·KB국민카드는 14∼17% 사이에서 2위 다툼 중이다. 체크카드 실적이 제외되면 기업계인 삼성카드가 2위지만, 포함할 경우 은행계인 국민카드가 유리하다. 롯데카드와 우리카드가 점유율 7∼8%로 중위권 다툼을 하고 있었는데 하나카드가 끼어들게 됐다. 하나카드의 점유율이 양사의 점유율을 단순 합산한 것이므로 비용 절감과 마케팅 등에서 시너지 효과를 나타내면 시장 변화를 가져올 수도 있다. 신한카드도 2007년 LG카드를 인수하면서 1위로 발돋움한 뒤 자리를 지키고 있다.

업계에선 통합이 효과를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외환카드는 역사가 오래돼 중장년층의 충성고객이 많고, 하나SK카드는 모바일 카드 등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젊은 고객을 보유하고 있어 고객층이 겹치지 않기 때문에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체크카드 사용이 늘고 있는 것도 긍정적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신용카드 시장이 포화된 상황에서도 소득공제 등을 위해 체크카드를 사용하는 사람이 늘면서 하나·외환은행이라는 기반을 두고 있는 하나카드는 교차판매 등을 통해 마케팅이 가능해 기회가 될 수 있다.

하지만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통합이 난항을 겪고 있는 만큼 하나카드 내부에서도 시너지는커녕 갈등이 나타날 수 있다. 서로 다른 연봉체계와 조직문화 등이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박은애 기자 limitless@kmib.co.kr